"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지역 경제를 챙기는 것이 내 임무다."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포항 남·울릉)은 23일 매일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정치 현안이 크든 작든 관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변함없으나 지방이 정부의 허가를 받는 문제라든지, 지역의 예산 문제 등은 거둘 준비가 돼 있다"며 "지역을 챙기는 것은 지역 주민에 대한 예의이자 국회의원으로서 본연의 의무"라고 말했다.
정치 2선 퇴진을 선언한 이 의원의 이 같은 지역 챙기기는 정치공세 때문에 국회의원으로서 역할까지 제지당하지나 않을까 하는 대구경북 지역의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하다는 반응이다. 정희수 경북도당위원장은 "지역 대표성을 갖고 투표로 당선된 이 의원께서 대통령의 형이라고 국회의원 또는 당의 원로로서도 활동하지 못한다면 너무 불합리한 것 아니냐"며 "정치인 이상득을 주변에서 걸핏하면 가만 놔두지 않는 것 같아 답답하고 아쉽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2선 퇴진을 선언할 때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다고만 언급했을 뿐 지역구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최선을 다해 의정활동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런 맥락에서 이 의원은 24일 여의도에서 열리는 경북의원 오찬모임에 참석할 예정이다. 2선 퇴진 선언 후 대부분 포항에 머물고 있는 이 의원의 이날 여의도행에 대해 주변에서는 '지역 정치의 본격화'로 보는 시각이 많다. 김성조 의원(구미 갑)의 정책위의장 당선 축하연 모임이지만 이 의원이 자연스럽게 지역 현안을 수렴하는 자리가 될 것이란 게 지역 정치권의 관측이다.
지역의 한 초선 의원은 "이 의원이 잘못한 게 뭐가 있느냐. 이 의원을 공격하는 인사들도 이 의원에게 부탁 한번씩 안 한 사람이 없다. 대구경북의 어른이자 당의 중진을 동네북으로 만들어놓아서 되겠나. 이 의원을 공격하는 것은 지역 정치권을 약화시키려는 불순한 세력들일 수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이 정치적 보폭을 지금보다 한층 넓혀야 한다는 말과 다르지 않게 들렸다.
하지만 정작 이 의원이 민주당이나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등 소장파로부터 공격을 받을 때 대구경북 의원들은 늘 침묵했다. 대구경북의 이익이 아니라 국회의원 자신의 득실 계산 때문에 친이-친박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지역 의원들. 이들은 이 의원의 역할 축소가 결국 대구경북의 손해로 이어진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애써 또는 짐짓 외면하고 있는 상태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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