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에게는 여러모로 가뭄의 단비같은 승리였다. 23일 대구 홈에서 에이스 류현진을 내세운 한화 이글스를 3대2로 제쳐 5연패에서 벗어났을 뿐 아니라 2군에서 복귀한 박석민이 홈런 2개, 최형우가 안타 3개를 터뜨리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마무리 투수 오승환도 21일 LG 트윈스전 만루 홈런을 맞은 악몽에서 벗어났다.
올 시즌 팀 타선의 중심에 설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박석민과 최형우는 좀처럼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상대의 집요한 승부에 고전,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은 각각 0.222와 0.263에 그쳤다. 특히 박석민은 몸쪽 공에 대한 부담을 심하게 느낀 탓에 타격 스윙하면서 방망이를 놓치는 일이 잦아졌고 타격 자세마저 흐트러졌다. 결국 박석민은 12일 2군행을 통보받았다.
5연패 중이던 삼성은 선수단 구성에 변화를 줬다. 23일 박석민 등 타자 넷을 1군에 불러올리고 박한이 등을 2군으로 내려보낸 것. 1군 복귀전에 5번 타자로 출장한 박석민은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위를 떨치며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류현진으로부터 2회말 좌월 솔로포를 친 데 이어 6회말 좌중간 역전 2점 아치를 그렸다. 최형우도 3타수 3안타로 활약했다.
국내 최고의 투수로 꼽히는 류현진(6이닝 9피안타 9탈삼진 3실점)과 맞선 삼성의 젊은 투수들은 이날 승리의 숨은 공로자들. 선발 투수 이우선(4이닝 4피안타 2실점)은 1회초 빅터 디아즈와 김태완에게 연속 타자 홈런을 맞아 불안감을 던졌으나 이후 무실점으로 선방했다.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최원제, 백정현, 김상수는 3이닝 동안 안타도, 점수도 내주지 않았다.
지난주 잇따라 쓴맛을 봤던 필승 계투조는 이날 승리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8회초 등판한 정현욱은 삼자 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했고 9회초 권혁은 좌타자 강동우를 내야 땅볼로 처리한 뒤 공을 오승환에게 넘겼다. 21일 데뷔 후 처음으로 만루 홈런을 맞고 고개를 숙였던 오승환은 양승학을 삼진, 디아즈를 내야 땅볼로 요리하며 깔끔하게 뒷문을 잠가 시즌 16세이브째를 올렸다.
다만 공격의 집중력은 아쉬운 부분. 안타 12개로 3점을 뽑는 데 그쳤는데 그나마 3점은 박석민의 홈런 2방으로 얻은 것이었다. 특히 8회말 양준혁(4타수 3안타)의 1루쪽 기습번트와 박석민의 중전 안타로 잡은 무사 1, 2루의 기회에서 채태인이 3루쪽으로 보내기 번트를 댄 뒤 전력 질주를 하지 않아 2루로 뛴 1루 주자와 함께 병살 처리된 것은 되새겨볼 대목이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23일 야구 전적
한 화 200 000 000 - 2
삼 성 010 002 00X - 3
▷삼성 투수=이우선 최원제(5회) 백정현(6회) 김상수(6회·2승) 정현욱(8회) 권혁(9회) 오승환(9회·16세이브) ▷한화 투수=류현진(5패) 양훈(7회) 구대성(8회) 정종민(8회) ▷홈런=박석민(2회 1점, 6회 2점·이상 삼성)
SK 11-1 KIA(광주)
히어로즈 11-8 LG(잠실)
롯데 7 - 3 두산(사직)
■24일 선발 투수
삼성 에르난데스 - 한화 유원상(대구)
LG 바우어 -히어로즈 이현승(잠실)
롯데 조정훈 - 두산 홍상삼(사직)
KIA 서재응 - SK 카도쿠라(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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