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4년 러'일 전쟁에서 일본군은 예상을 뒤엎고 러시아에 승리한다. 이 승리의 과정에서 일본 육군은 총검을 총에 꽂고 무작정 고지로 돌진하는 전법을 구사했다. 해전에선 거대한 전함에 구경이 큰 함포를 내세워 승리했다. 무모해 보이기까지 한 일본 육군과 해군의 전략은 이후 일본군이 신주단지 모시듯 하는 전략이 되었다. 승리에 도취된 일본은 조선과 중국을 침략하고 미국에 대해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다. 그러나 상승세의 일본군은 과달카날 전투와 미드웨이 해전에서 패해 패망의 길로 접어든다. 신주단지 모시듯 하던 그 전략이 패인이었다. 상황이 바뀌었는데도 종전의 전략을 고수한 것이 탈이었다.
일본의 저명한 학자 6명은 1980년대에 일본의 패전을 연구하고 이 책을 펴냈다. 전략적 문제 외에 인간 관계 중심의 조직 구조, 개인 중심의 조직 통합, 학습을 경시한 조직 등이 당시 일본군 조직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인간 관계에 흠이 갈까봐 불합리한 전략에 대해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일본군의 문제가 오늘날 한국 사회의 조직과 비슷하다는 점이다. 일본의 스테디셀러인 이 책은 한국 독자들에게 민감하고 불편함을 안겨 주지만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는 가치는 있다. 414쪽, 1만5천원.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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