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커뮤티니 언니네(unnine.net)를 운영하는 '언니네트워크'가 네번째로 기획해 펴낸 책. '집을 나와 더 많은 가족을 얻은, 혼자여서 즐거운 여자들의 솔직하고 짜릿한 이야기들'이라는 설명이 붙어있다. 우리 시대 한국사회에서 미혼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다. 책에서는 미혼 대신 비혼(非婚)이라고 한다. 결혼 못한 게 아니라 안 한다는 의미다.
남자와의 사랑, 남자와의 결혼, 그로 인해 맺어지는 가족관계 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전통적 관점에서 보자면 다분히 발칙한 책이다. 굳이 남자하고만 섹스를 할 필요가 있느냐는 물음에는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단지 '삐뚤게 사는 방법'을 가르치는 책이 아니다. 삐뚤어진 삶이 아니라 자기만의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나와 다른 것은 그저 다를 뿐, 틀린 것이 아님을 말한다.
2008년 통계청 조사에서 결혼은 선택이라고 답한 여성(46.8%)이 필수라고 답한 여성(46.5%)을 앞질렀다. 하지만 결혼을 실제 선택 조건으로 받아들인 사람이 몇이나 될까. 결혼을 '강요'당할 수밖에 없는 우리 시대의 언니들은 결국 집 밖으로 뛰쳐나가는 결정을 하게 된다. 240쪽, 1만2천원.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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