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융시장 혼란 재연되나?…'더블 딥' 우려 확산

금융시장에 다시 공포가 번지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증시가 동반 급락했으며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는가하면 채권값도 들썩거렸다. W자 형태의 '더블 딥'에 대한 우려가 다시 번져가고 있다.

23일 우리 증시는 뉴욕증시 급락이라는 미국발 악재에 고스란히 노출되면서 두달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9.17포인트(2.80%) 급락한 1,360.54로 마감했다. 60일 이동평균선(1,364.38) 밑으로 미끄러진 것은 물론 1,338.42로 마감한 4월29일 이후 약 두 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도 15.10p (2.94%) 떨어진 498.03을 기록하며 4월29일 이후 처음으로 500선을 내줬다.

국내 증시는 전날 미국 뉴욕증시가 세계은행(WB) 등의 비관적인 경제전망 소식으로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2∼3%대 급락하자 충격을 그대로 흡수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천206억원의 순매도로 3거래일 만에 '팔자'에 나서며 지수하락을 주도했고, 기관도 프로그램 매도 영향으로 2천520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개인은 4천359억원을 순매수했다.

원/달러 환율은 5거래일째 올랐다. 23일 우리나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16.30원 급등한 1,290.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지난 4월 29일 1,340.7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채권값도 세계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되살아나면서 올랐다. 지표물인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5%p 내린 4.70%로 마감했다.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5.25%로 0.04%p 내렸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4.12%로, 0.08%p 하락했다.

금융시장이 다시 공포에 휩싸인 것은 시장을 보는 시각이 '비관론' 일색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은 22일 올해 세계경제 전망치를 마이너스 1.7%에서 마이너스 2.9%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로 각각 낮췄다.

'닥터 둠(Doom)'이라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국제유가 및 장기 금리 상승, 대규모 재정 적자 등이 미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내년 말까지는 'W'자 형태의 더블딥이 전개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NH투자증권 김용순 대구지점장은 "시장이 나빠졌다. 지금까지 상승폭이 너무 과도했다. 8월초까지 조정을 받을 것이다. 외국인이 급속하게 빠져나가고 있다. 반등을 이끄는 것도 외국인이 될 것이다. 외국인들은 주가를 뺀 뒤 아래에서 다시 매수를 시작할 것이다. 그러나 극단적 비관론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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