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시철도 3호선 다양성? 통일성?

사진-대구시가 당초 계획했던 5개 정거장 유형 가운데 도심형 정거장과 교각 이미지. 8개 공구 업체 선정 결과 정거장만 17개 유형이 제시됐다.
사진-대구시가 당초 계획했던 5개 정거장 유형 가운데 도심형 정거장과 교각 이미지. 8개 공구 업체 선정 결과 정거장만 17개 유형이 제시됐다.

'다양성이냐? 통일성이냐?'

다음달 착공하는 대구 도시철도 3호선이 정거장과 교각 형태 결정을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대구시는 당초 정거장과 교각을 도심, 하천, 동대구로 등 구간 특성에 맞춰 3~5개 유형으로 나눠 설계할 예정이었으나 입찰 결과 업체들이 제각기 다른 형태를 제시했기 때문.

30개가 들어설 정거장의 경우 대구시는 도심형 15개, 하천형 7개, 상징형 5개, 동대구로형 2개, 빌딩형 1개 등 5개 유형을 계획했으나 8개 공구로 나눠 낙찰받은 업체들이 17개 유형을 들고 나왔다. 대구시가 세부 지침을 주지 않고 공사업체가 더 나은 설계를 제시하는 대안입찰로 공사를 발주한 까닭이다.

업체들 각각은 자기 공구 내 정거장을 하나의 형태로 통일하거나 2, 3개 유형으로 나누었지만 공구가 8개로 분할되다 보니 공구가 다른 정거장은 1㎞도 안 되는 간격을 두고 완전히 다른 형태를 띨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동대구로의 경우 궁전맨션 삼거리 정거장은 6공구, 두산오거리까지 3개 정거장은 7공구로 구분돼 통일성을 잃었다. 게다가 궁전맨션 삼거리는 인도에서 육교를 통해 정거장을 오가는 형태로 설계됐으나 다른 정거장은 바로 내려와 횡단보도로 건너는 형태여서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교각은 높이 13.5m에 폭(도로 횡단 방향) 1.4~1.6m, 길이(도로 진행 방향) 1.9~2m로 30m 정도 간격을 두고 무려 707개가 세워진다. 대구시는 당초 원형(하천구간), 직사각형(시가지), 트랙형(지산로 구간) 등 3개 유형으로 구분, 주변 여건에 맞출 계획이었으나 업체들이 설계한 모양은 제각각이었다. 교각은 정거장보다 도시 경관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훨씬 크기 때문에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는 24일 오전 10시 경관위원회를 열고 도시철도 3호선의 정거장과 교각, 경관조명 등 경관 시설물에 대한 심의에 들어갔다. 그러나 위원들은 "지역특성과 주변여건에 맞춰 다양성을 보장해야 한다" "전체 이미지를 위해 일정 정도의 통일성이 필요하다"며 엇갈린 의견을 보여 진통이 예상된다.

정명섭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장은 "동대구로 등 일부 구간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서둘러 보완할 예정"이라며 "3호선 시설물들은 대구의 경관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는 대형 구조물이므로 경관위원회 심의 결과를 업체들이 최대한 수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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