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넬비스 에르난데스는 박석민과 더불어 삼성 라이온즈 더그아웃의 웃음 보따리다. 붙임성이 좋아 동료들과 곧잘 장난을 치며 어울린다. 문제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출신답지 않게 투구 내용이 시원치 않았다는 점. 하지만 24일 대구 홈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역투를 펼치며 9대7 승리에 디딤돌을 놓았고 박석민은 쐐기 홈런으로 거들었다.
당초 에르난데스와 프란시스코 크루세타 중 삼성은 에르난데스에게 더 큰 기대를 가졌다. 빠른 공도 시속 140㎞대 후반으로 크루세타에 버금가는 데다 제구는 더 좋았고 경기 운영 능력도 한 수 위라고 평가됐기 때문. 첫 선발 등판이었던 4월5일 LG 트윈스전에서 5이닝 3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로 승리 투수가 됐을 때만 해도 삼성 선발 투수진을 든든히 지탱해줄 줄 알았다.
그러나 두 번째 등판인 KIA 타이거즈전 도중 발목 부상으로 마운드를 내려간 뒤 1군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윤성환, 배영수의 구위가 떨어지면서 선발 투수진이 흔들리는 가운데 경험이 많은 그의 공백은 더욱 커보였다. 한달여 만에 복귀했으나 이후 6경기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3패만 기록,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크루세타(5승3패)가 더 힘이 됐다.
전날 5연패 사슬을 끊은 삼성에게 24일 경기는 상승세로 가는 교두보 마련을 위해 중요한 일전. 12일 1이닝 5실점, 18일 3과 1/3이닝 6실점 등 직전 두 경기에서 부진했던 에르난데스로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그는 최고 시속 149㎞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고루 섞어가며 한화 타선을 농락했다. 7이닝 6피안타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 시즌 2승째를 거뒀다.
타선에선 2년차 신예 이영욱(5타수 3안타 2타점), 허승민(3타수 2안타 1타점)과 손주인(4타수 2안타 2타점)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영욱이 1회말 2사 만루의 찬스에서 2타점 적시타, 뒤이어 손주인이 2타점 2루타를 날려 삼성은 4대0으로 기선을 잡았다. 허승민은 4회말 중월 3루타를 날린 뒤 신명철의 중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았고 5회말에는 외야 희생 플라이로 1점을 더 보탰다.
전날 홈런 2개를 날린 박석민은 이날 결정적인 한방을 터뜨렸다. 강봉규의 솔로 홈런을 더해 8대2로 앞서던 삼성은 8회초 두 번째 투수 김상수가 강동우에게 2점 홈런,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이도형에게 3점 홈런을 맞아 8대7까지 추격당했다. 여유있게 앞서던 상황이 급변했다. 하지만 8회말 1사 때 박석민은 좌중간 담장을 넘는 솔로 아치를 그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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