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돈이 보인다]시장 어디로 뛸까?

전망이 불투명하다면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중요

어릴 적 학교 다닐 때 실수를 했는데 이를 나무라지도 않고 그냥 모른 척 지나치는 무서운 선생님을 보고 있는 심정. 이런 심정이 요즘 시장을 보는 투자자의 심정이다. 좀처럼 시장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횡보에서 투자자들은 그 불안감이 더해지는 법이다.

종합주가지수가 횡보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향후 물가 상승 가능성을 감안하면 적어도 연 7~8%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에 투자를 해야 하겠지만 주식시장은 연초에 보였던 상승 추세를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 회복세와 함께 머지않아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은 투자자들의 머리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전문가들은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긍정적인 의미의 단기 투자'를 제시한다. 여기서 단기 투자는 흔히 이야기하는 '단타'와는 다르다. 일반적으로 단타 매매는 단기 고수익을 노리고 데이트레이딩(하루에 수차례 거래하는 단타매매) 등 투기적으로 거래하는 것을 말하지만 단기 투자는 유동성에 중점을 두고 자금을 단기로 운용하면서 시장 변화에 따라 민첩하게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면 언제든지 방향을 바꾸거나 빠져나올 준비도 하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는 시장의 앞날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없고, 현재처럼 전망이 불투명하다면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펀드 투자도 지금은 1년 이상으로 하기보다는 3~6개월의 기간을 두고 하는 것이 좋다. 은행 예'적금보다는 기대수익이 높은 펀드에 투자하되 시장상황에 따라 환매를 하거나 다른 펀드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가능성을 최대한 열어 두라는 것이다. 만약 펀드 불입기간을 1년 이상으로 할 경우에도 중도 환매할 때를 대비해 중도환매 수수료가 없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펀드는 중도에 환매하면 수익의 30~70%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예'적금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3~6개월 만기로 가입했다가 금리 인상이 가시화하는 시점에 장기 상품으로 갈아타면 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기업어음(CP) 같은 상품도 자금을 단기로 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신용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몇 달 내 부도를 낼 위험이 없는 기업의 CP에 투자하면 연 6~7%의 수익을 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각국 정부가 통화'재정 확장책으로 경기 침체를 최소화했지만 이를 통해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됐다고 볼 수 없어 위기가 끝났다는 가정 하에 투자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시장의 불확실성에 맞서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과 함께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 향후 경기 회복에 따라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발생, 금융자산의 수익률이 떨어질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시장의 분위기를 타서 최근 원자재 펀드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금'원유'곡물 등에 투자하는 원자재 펀드는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에 따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원자재 특성상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다시 말해 인플레이션에 맞춰 원자재 펀드로 큰돈을 벌겠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투자 수익률 하락을 줄이겠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시장은 우리에게 항상 짐작하고, 예상을 하게끔 요구한다. 하지만 시장에 대한 번번이 틀리기 일쑤다. 시장은 천재보다 현명하기 때문이다. 시장을 너무 믿고 섣부른 예측은 하지말자.

■삼성그룹밸류인덱스펀드=설정된 지 3주 만에 445억원의 자금이 몰리면서 대형 펀드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이 펀드는 15일부터 하루평균 86억원이 들어와 최근 5일 동안 431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최근 국내외 펀드에서 일부 환매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인기다.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그룹 관련 18개 종목에만 투자하는 펀드로 펀드운용자의 개인적인 판단을 배제한 인덱스방식(주가지표의 변동과 동일한 투자성과의 실현을 목표로 구성된 종목 운용 방식)에 의해 운용되는 펀드다. 특히 기존의 인덱스펀드들이 사용하는 시가총액방식에서 탈피해 자산총액'순자산'매출액'현금흐름'배당금 등 시가총액 외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 운용된다. 일반적으로 시가총액방식은 고평가된 주식비중이 높고 저평가된 주식비중이 낮아 적정 기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는데 이런 단점을 보완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