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상반기 '가결산'을 해본 유통업체 사람들은 "급락할 줄 알았던 매출이 최근엔 지난해보다 더 좋은 양상"이라는 목소리까지 내고 있다. 몇년 전에나 보였던 활황세는 아니지만 '바닥을 찍고 올라가는 중'임을 보여주는 실물 지표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나쁘지 않았다
대구시내 각 백화점들의 올 상반기 '가결산'에서 매출이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구백화점의 경우 올들어 5월까지 매출 신장률(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이 3.6%를 기록, 지난해 이맘 때 신장률(1.0%)을 4배 가까이 웃돌고 있다.
동아·롯데 백화점도 사정은 마찬가지.
동아백화점은 갈수록 나아지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설이 끼어 있었던 올 1월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두자릿수 성장을 했던 동아백화점 매출은 2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하지만 3월 3.7%를 기록했다가 4월 2.6%로 다소 주춤했으나 5월 4.2%를 나타내는 등 전체적으로 보면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오고 있다.
동아백화점 한 관계자는 "이달 들어서도 지난해에 비해 매출 신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상반기 실적을 종합해보면 비관적 전망에서 완전히 탈피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바닥소비도 살아난다
한국주류산업협회의 주류 출고자료에 따르면 '바닥 소비'를 나타내는 지표 가운데 하나인 소주가 지난달 전국적으로 1천15만7천 상자(1상자 360㎖ 30병) 팔려나가면서 4월(975만5천 상자)에 비해 4.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맥주 판매량도 8.6% 증가했다. 맥주는 지난달 판매량이 1천656만2천 상자(1상자 500㎖ 20병)에 이르러 4월(1천525만1천 상자)에 비해 8.6%가량 신장했다.
'유흥성 및 접대 소비'를 나타내는 지표 가운데 하나인 위스키 판매량도 증가했다.
윈저, 임페리얼 등 위스키 판매량도 5월 한달 동안 20만4천327 상자(1상자 500㎖ 18병)가 판매돼 4월(19만3천687 상자)에 비해 5.5%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동네 가게에서도 통할만큼 '대중적 결제수단'으로 자리잡은 신용카드 매출도 조금씩 회복세다.
대구은행에 따르면 대구은행 BC카드 매출은 올들어 1월에 마이너스 성장을 한 뒤 3월과 5월에는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뚜렷한 신장세가 나타나는 중이다.
◆불경기인데 왜?
경기가 나빴음에도 소비지표가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현상과 관련, 여러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불경기라는 심리적 압박감이 큰 가운데 젊은층이 소비를 주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불경기라는 악재에 주눅들지 않는 강력한 소비세력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대구백화점이 올 상반기 물건을 사간 고객들의 연령별 점유비율을 살펴보자 40대와 50대는 씀씀이를 줄인 반면 20대와 30대는 소폭이긴 하지만 지난해보다 씀씀이를 늘렸다. 20, 30대의 매출 구성비는 올라가고 40대와 50대의 매출 점유율은 하락한 것.
금융권에서는 10여년전 외환위기 당시와는 달리 전세계 금융당국의 빠른 대처로 엄청난 규모의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산업현장에서 도산한 기업이 최소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지난달 대구경북지역 어음부도율(전자결제액 제외)을 조사한 결과, 0.40%를 기록하면서 전달(0.71%)에 비해 0.31% 포인트 하락해 2008년 9월(0.35%)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전국적으로 지난달의 부도업체 수는 151개로 전달(219개)보다 68개 감소했는데 이 수치는 2007년 9월(138개) 이후 최소 수준이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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