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의 박(Park)과 박세리의 박(Pak), 같은 박씨 인데 로마자 표기가 다르다.
성씨의 로마자 표기 어떻게 할 것인가?
국립국어원(원장 권재일)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는 25일 오후 3시 서울 삼청동 국립민속박물관에서 토론회를 열고 성씨 중 박 씨는 'Bak'으로, 이 씨는 'Yi'로 표기하자는 내용의 성씨 로마자 표기법 시안을 제시한다.
국립국어원 정희원 어문연구팀장은 '성씨 표기안 제정 추진 경과 및 표기 시안' 이란 발제를 통해 3대 성씨 중 김, 이, 박 씨의 경우 'Kim', 'Yi', 'Bak'으로 각각 표기했으며, 이어 인구 수가 많은 성 씨인 정, 최, 조 씨는 'Jeong', 'Choe', 'Jo',
강, 유, 윤씨는 'Kang', 'Yu', 'Yun' 등으로 각각 제시했다.
그러나 이 씨의 경우 98.5%는 'Lee'라고 쓰고 'Yi'라고 적는 경우는 고작 1%에 불과하고, 박 씨도 'Park'이 97.3%, 정 씨는 'Jung'이 48.6%, 최 씨는 'Choi'가 93.1%, 유 씨는 'Yoo'가 42.6%, 윤 씨는 'Yoon'이 48.9%로 표기된 경우가 많았다.
신 씨의 경우, 영어의 뜻 때문에 'Sin'이 기피되면서 91.7%는 'Shin'을사용하고 있지만 시안은 그냥 'Sin'으로 표기할 것을 제시했다.
국립국어원은 "성 가운데 'ㄱ'으로 시작되는 김이나 강 씨의 경우 대부분이 'G'가 아닌 'K'를 쓰는 점을 감안하고, 또한 ㅋ으로 시작되는 성이 없는 점을 종합해서 Kim과 Kang을 시안으로 제시"하는 등 현실을 고려하면서 로마자 표기법의 일반 원칙을 수용해 만들었다.
정희원 어문연구팀장은 "로마자로 표기할 때 뜻이 좋지 않은 신(Sin)이나 노(No ) 씨의 경우는 과거 논의 과정에서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게 중론이었던 점을 고려해 시안을 만들었다"며 "이번 시안은 토론의 출발점으로서 제시한 것일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토론에서 안선재 서강대 명예교수는 "해외에서 출판된 한국문학 작품을 보면 때로는 작가들의 한국 이름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며 본인의 표기를 존중하되, 공식적인 로마자 표기를 괄호안에 병기하는 방식을, 양병선 전주대 교수는 "추상적인 마자 대신 영어 발음을 기준으로 표기할 것"을 제안하며 "일반인도 자신과 가족들의 영문 이름 표기를 국가에서 정한 원칙에 따라 표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반면 이홍식 숙명여대 교수는 "어문 규범의 보급이 그리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단순히 기준 정도로 로마자 표기 규범을 제시하였을 때 얼마나 많은 한국어 화자가 이 표준안을 참조할 것인지 의문"이라며 좀더 강한 보급의지와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최미화 기자 magohalm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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