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제]스페이스 콩코드 관장 김기전씨

40년 무용 대중화에 앞장-'문화도시 대구' 만드는데 남은 열정 쏟고

김기전(74) 스페이스 콩코드 관장은 대구 무용계의 산 증인이다. 40년 이상을 향토 무용계에서 정열을 불태워왔다. 고희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원로'라는 단어를 앞에 붙이기 어색할 만큼 공연장을 가장 많이 찾는 사람이다. 그의 연구실에서는 수많은 책들과 사진'앨범 스크랩북을 통해 향토 무용계의 역사를 파노라마처럼 돌아볼 수 있다.

김 관장은 1956년 대구공고에서 강의하던 정막 선생(춤 평론가)과 결혼하면서 대구에 정착했고 1961년 국도여관 목욕탕 자리(현 제일은행 네거리)에 대구 발레아카데미를 개설, 1972년 문을 닫을 때까지 왕성한 발표무대를 가졌다. 또 1980~89년 대구시립무용단 초대 안무자로 부임해 국내 유일의 공립 현대무용단으로서의 토대를 닦았다. 그는 1962년 수강생들과 함께 키네마극장에서 첫 발표회를 연 이후 거의 매년 빠지지 않고 발표회를 열었다. "당시에는 발레라고 해야 무용인 줄 알았어요. 한국무용은 고전무용이라 했고, 창작무용은 발레라는 이름으로 통칭되는 분위기였습니다. '춤바람' 등의 말 때문에 춤이라는 단어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던 것도 '발레'라고 이름 붙인 이유 중 하나입니다." 또 "한창때는 당시 학원수강생이 100여명이 훨씬 넘어 하루 5회 수업을 해야 했습니다. 당시 유일한 콩쿠르였던 이화여대 콩쿠르에 제자들을 내보내 수상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했지요."

여기서 더 나아가 그는 1972년 방송프로그램 목요발레(MBC)에서 1년여 동안 33회에 걸쳐 무용발표를 하며 무용 인구의 양적팽창과 대중화에도 앞장섰다.

이제 김 관장은 '스페이스 콩코드' 재개관으로 대구의 소극장운동 확산에 재점화를 시작했다. 올 4월 지역이 다른 다섯 명의 한국 전통춤 명인이 한자리에 모여 춤의 진수를 보여줄 '오방명무 선무도'공연을 필두로 다양한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대구를 문화도시로 만드는 데 마지막 남은 열정을 쏟고 싶다"는 김 관장은 "사상과 꿈이 있는 작품을 직접 안무해 무대에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전수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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