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의 위조방지 장치가 강화되면서 10만원권 위조수표가 대거 나돌고 있다.
최근 대구에서 2건의 수표 위조 범죄가 발생, 1천4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 유통됐다.
특히 5만원 신권이 23일부터 유통되면서 위폐 유통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구 북부경찰서는 24일 10만원권 자기앞수표를 대량으로 위조해 전국을 돌며 97매를 사용한 혐의로 K(49)씨를 구속했다. K씨는 지난해 11월과 올 4월 두 차례에 걸쳐 경남 김해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컬러복합기로 207매의 수표를 복사한 뒤 전국을 돌며 주점과 상점 등지에서 97매를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K씨가 레포츠 자전거와 등산용품, 애완견 등을 구매하며 일련번호가 동일한 수십장의 위조 수표를 한꺼번에 사용했지만 상점 주인들은 감쪽같이 속았다"고 밝혔다.
지난 18일에도 신용불량자 신분으로 취업이 어려워 생활고에 시달리자 10만원권 자기앞수표를 위조해 사용한 B(22)씨와 S(22)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구치소에서 복역하며 알게 된 이들은 4월쯤 출소한 뒤 대구의 한 모텔에서 컬러프린트기를 이용해 10만원권 자기앞수표 90매가량을 위조한 뒤 전국을 돌며 모텔, 편의점, 금은방 등지에서 총 44매의 위조 자기앞수표를 사용한 혐의다.
경찰은 "화폐의 경우 은선과 홀로그램 등 각종 위조방치장치가 강화되면서 위조가 쉽지 않자 수표 위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10만원권 자기앞수표는 화폐가치 하락으로 사용이 늘면서 이서조차 하지 않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다 화폐보다 위조가 쉽기 때문"이라고 했다.
24일 검거된 K씨가 제작한 위조 수표를 진짜 수표와 비교하면 두께, 인쇄품질의 조악함, 동일한 일련번호 등이 확연히 드러나지만 단순히 놓고 봐서는 식별하기 어렵다. 북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관계자는 "위조범은 대부분 야간에 수표를 사용했고, 허름한 실비주점 등 확인이 까다롭지 않은 곳을 골라다녔다"고 했다.
가짜 수표를 받았다면 보상이 될까. 경찰은 "가짜 수표를 받게 되면 그 피해를 고스란히 상점 주인이 감수해야 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대구경찰청 수사과 이종성 경사는 "5만원권이 유통되면서 피해 금액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돈을 받을 때는 꼭 인쇄화질과 식별장치 등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5만원권이 새로 유통되면서 화폐 위조가 늘어날까.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새 만원권이 유통된 이후 1만원권 화폐 위조는 오히려 눈에 띄게 감소했다. 2006년 2만2천여장에 달했던 화폐 위조는 2007년부터 줄기 시작했고 특히 1만원권 위조의 경우 구화폐 위조가 많았다. 새 은행권은 위조 자체가 쉽지 않도록 다양한 첨단 위조방지장치를 갖췄기 때문이다. 5만원권은 눈에 보이게, 혹은 보이지 않게 심어놓은 장치만 16가지나 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5만원권 화폐가 10만원권 자기앞수표를 대체함으로써 전체 수표의 80~90%가량은 연내에 자취를 감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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