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3시 30분쯤 대구 중구 남산4동 경북공고 맞은 편 '행복한 중구 푸드마켓'.
110㎡ 남짓한 가게 안은 생필품으로 가득 차 있었다. 벽마다 설치된 3단 진열대에는 라면, 김, 통조림, 샴푸, 비누, 세제 등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가게 한쪽에 설치된 대형 냉장고에는 조기, 고등어, 해산물, 냉동식품 등이 가득했다. 장바구니를 들고 물건을 고르는 30여명의 주민들과 계산대 앞에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까지 규모는 작지만 백화점 식품관 풍경이었다.
'행복한 중구 푸드마켓'이 이날 오후 3시 문을 열었다. 지난달 문을 연 달서구 푸드마켓에 이어 대구에선 두 번째. 푸드마켓은 후원자들로부터 기탁받은 식품, 생필품 등을 저소득층이 직접 선택, 무료로 가져가도록 하는 무상이용 슈퍼마켓이다. 동 주민센터의 추천을 받은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이 대상이며 월 2만원 내에서 공짜로 물건을 가져갈 수 있다.
이날 문을 연 푸드마켓은 이전 동 단위로 운영되는 푸드마켓보다 한층 새로워졌다. 정부의 지원이 이뤄져 가게는 화사한 벽면 인테리어에 더위를 식혀줄 얼음 정수기까지 갖췄다. 소파와 컴퓨터에 상품 종류도 200여가지나 됐다. 김양순(82) 할머니는 "라면 4봉지, 김, 조기를 샀다"며 "물건도 너무 많고 꼭 TV에 나오는 백화점 같다"고 했다.
구청 위생과의 정기적인 식품검사를 통해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며 체계적인 후원자 모집도 가능하다. 중구청은 이날 푸드마켓 운영주체인 남산종합사회복지관과 'GREEN GIFT' 운동 추진 협약을 체결하고 승진, 수상, 생일 등 기념일에 축하 화환 대신 푸드마켓 기부물품으로 기증할 것을 약속했다. 이날도 구청과 연계한 각 초·중·고등학교의 학생들이 용돈을 털어 기부한 라면, 과자류 등이 진열대를 채웠다. 각 물품에는 기부한 학생들의 이름과 짤막한 글들이 적혀 있다.
남산종합사회복지관 김성훈(34) 과장은 "예전 푸드마켓은 기부물품의 수량은 많았으나 라면 등 단일품목의 집중 기부로 활용도가 낮았지만 이번에는 소량의 다품종 기부물품이 많아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후원은 남산종합사회복지관(053-254-2562) 또는 중구청 주민생활지원과(053-661-2514)로 문의하면 된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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