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변했다지만 나라사랑 정신만은 잊어서는 안 됩니다."
24일 오후 대구 남구 앞산 충혼탑. 이장우(79) 무공수훈자회 대구지회 지회장과 황권주(77) 6·25참전유공자회 다부동전투 구국용사회 부회장이 두손을 꼭 잡았다. 서로 마주하기는 처음이지만 두 할아버지는 스스름없이 '동지'라 부르며 인사를 나눴다.
이 지회장은 스무살이던 1950년 전쟁 당시 학도병에 지원해 유격대원으로 강릉 비행장 탈환 작전에 참여했다. 황 부회장도 국군이 반격의 기회를 잡았던 다부동전투에서 백선엽 장군이 이끈 1사단 소속으로 전투에 참가해 공을 세웠다.
두 참전용사는 요즘 당시의 참혹함과 나라의 소중함을 전하고 있다.
황 부회장은 "전투의 참상을 적나라하게 증언하니 학생들이 몸서리를 치더라"며 "생생한 체험담에 학생들이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달라 조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6·25 전쟁이 일어난 지 59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두 참전용사에게 6·25는 '끝나지 않은 전쟁'이다. "죽을 때까지 총탄이 빗발치고 바로 옆의 전우가 쓰러져 간 것을 잊지 못할 거야."
두 참전용사에게 남은 소원은 주인을 찾지 못한 무공훈장 7만8천여개가 하루빨리 제 주인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이 지회장은 "혹시라도 할아버지, 아버지의 참전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면 관계기관에 확인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숭고한 정신을 기려야 한다"고 했다.
당시 전쟁의 기억과 흔적은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다. 그러나 온몸을 던져 나라 지키기에 나섰던 두 참전용사의 나라사랑은 여전히 뜨거웠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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