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옷' 입는 전통시장, 부활 희망가

쇼핑카트에 현금 영수증…서비스 업그레이드

재래시장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시장에 예술을 입히고 빈 점포를 무료로 임대하면서 사람 구경하기 힘들었던 시장에 젊은이들까지 대거 찾고 있다. 상인들은 모처럼 몰려드는 손님맞이에 넉넉한 인심을 베풀며 재래시장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시장이 확 달라졌다

대구 남구 대명동 남부시장은 도약을 준비중이다. 100여개 점포의 절반이 텅 비어버리자 시장 상인들이 손을 맞잡았다. 상인연합회는 45개의 빈 점포를 소유자 동의를 얻어 이달 초부터 무료로 빌려주기 시작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상인들이 몰려들었다. 한달도 안 됐는데 모든 점포가 계약을 완료했다.

먼지만 수북하게 쌓여 있던 점포는 페인트칠을 하고 삐걱거리던 문도 새로 달았다. 문 닫힌 점포에 새로운 상인이 들어오면서 시장을 지켰던 상인들은 이웃 맞이를 거들고 시장은 예전처럼 활기를 찾고 있다. 이모씨는 "노점을 하다 정식으로 점포를 얻은 만큼 열심히 일해 돈도 벌고 재래시장 살리기에도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박동석(69) 상인연합회장은 "가게가 하나 둘 문을 여니 모처럼 시장다운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고 했다.

대구 중구 대봉동 방천시장은 요즘 작품 구경하러 온 사람, 장을 보러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점포마다 "깎아달라" "손해 보고 판다"는 흥정 소리가 들리고 상인들의 얼굴에는 웃음꽃도 핀다.

대구 중구청이 시장 빈 점포에 예술가들을 유치해 작품을 입힌 '방천시장 예술프로젝트'가 방천시장의 제2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것.

방천시장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점포 수가 1천여개에 이르렀던 대구의 대표시장. 하지만 인근에 백화점이 들어서고 도로가의 알토란 같은 자리에 새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상인들이 떠나기 시작했다. 점포도 60여개만 남았고 이마저도 절반가량은 빈 점포가 됐다.

방천시장 신범식(62) 상인회장은 "재래시장에 무슨 예술이냐며 처음에는 떨떠름해 했지만 시장 모습이 달라지고 젊은이들까지 시장을 찾자 상인들이 희망을 갖게 됐다"고 했다.

◆서비스 정신 빼고는 다 바꾼다

달서구 감삼동 서남신시장 상인들은 '친절마인드'로 똘똘 뭉쳐 있다. 17, 18년 전 성서지역 개발 전만 해도 잘나갔던 시장이 대형마트들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쇠락의 세월을 보냈다. 하지만 2, 3년 전부터 상인회가 주축이 돼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맨먼저 '불친절'부터 없앴다.

현호종(43) 상인회 회장은 "물건만 만지다 안 사고 가는 사람의 뒷모습을 보고 욕하던 상인들이 이제는 시장을 찾은 것만으로도 고마워할 정도"라며 "늘 웃음을 머금고 물건 하나하나에도 정성들여 손님에게 소개할 정도"라고 했다. 모든 점포에서 현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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