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성 in 여성]의회 떠나 대학으로 간 손명숙 씨

'하면 된다'. 누구에게나 쉬운 말 같지만 실천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늘 부지런하며 활동적인 삶을 살아왔고 내일의 희망을 향해 오늘도 뛰는 여성. 한국폴리텍6대학 손명숙(56) 학장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모습이다.

30여년을 유아교육과 사회복지를 위해 달려왔고 이제 대학의 최고경영자로서의 첫발을 내디딘 그녀. 3월 종합기술대학이자 국책특수대학인 한국폴리텍6대학 학장으로 취임, 후진양성의 길에 뛰어들었다.

좀 생소하게 다가오지만 한국폴리텍6대학은 최첨단 장비를 갖춘 현장실무 중심 교육과 기업체 맞춤형 주문식 교육을 통해 졸업과 함께 취업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춘 대학으로 IT강국의 기반이 되는 전문 교육기관이다.

손 학장은 유아교육과 복지사업, 대구시 교육위원, 대구시의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교육과 복지, 행정 등의 경험을 지녔기에 모두가 그에 대해 큰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기자재 구입을 위한 예산 편성과 사립기관인 유치원이 학교안전공제회에 가입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1995년 첫 여성 대구시 교육위원으로 활동한 손 학장은 아이들의 인성교육에 관심을 기울였으며, 보육활동에도 적잖은 노력을 했다. 또 1992년 사회복지법인인 자용모자복지관을 설립한 이래 지금까지 사회복지 쪽에도 힘쓰고 있다.

"가정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삶의 터전입니다. 행복한 가정은 바다와 같이 넓은 아버지의 사랑과 대지처럼 모든 것을 품어주는 엄마의 자애가 있는 곳입니다. 그러나 우리 주위에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아버지의 노래 소리가 들리지 않고, 따뜻한 심장과 행복한 눈동자를 마주치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생활이 어려운 모자가정의 생계를 보호해주고 자립기반을 닦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2002년부터 4년간의 의회활동은 '정치'라는 또 다른 세계를 엿보게 만들었다. 솔직한 성격으로 인해 때론 자신과 맞지 않은 일과 맞닥뜨릴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슬기롭게 극복하고 '바른 의원'이란 명성을 얻었으며, 그런 활동의 결과가 대학을 경영하는 데 있어서 소중한 자산이 됐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30여년을 끊임없는 자기계발과 사회활동으로 앞만 보고 달려온 손 학장에게 취미를 묻자 '걷기'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약속이 있어도 자가용을 타지 않고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틈틈이 걸으면 건강에도 좋고 운동할 시간을 따로 내지 않아도 된다고.

"직장 여성은 남성보다 몇 배의 노력을 해야 돼요. 자녀교육'가정'직장 등 1인다역을 소화해내야 합니다." 세대에 따라 인식의 차이는 있겠지만 사회활동을 하는 여성들의 고충을 살짝 내비쳤다.

사회복지학 석사, 행정학 박사 등 자기계발에도 열정을 쏟은 손 학장은 이런 노력들이 대학 경영자로서의 활동에 큰 도움이 됐다고 본다.

앞으로 그는 봉사경영과 도덕경영을 통해 청소년 실업자'고령자'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교육훈련에 힘써 기술과 땀의 가치를 존중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폴리텍대학으로서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각오다.

"우수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유망 기업체에 취업해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기술을 통해 평생직업을 갖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종합기술대학의 수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는 손 학장. 더 꼼꼼히 살피고 관심을 기울여 학생들에게 더 희망찬 진로를 열어주는 더 나은 대학을 만들기 위해 열성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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