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화공간]전문예술단체 '공간울림'

다양한 테마연주회로 문화 문턱 낮춰요

다양성은 문화예술 발전의 필수요소다. 다양한 문화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공연시설도 다양하게 구축돼 있어야 한다. 대형공연장과 더불어 중소형공연장이 균형있게 자리잡아야 하는 이유다. 지역에는 나름의 색깔로 무장한 특색있는 중소형공연장이 많이 있다. 대표적인 곳이 수성구 상동(들안길~상동시장 사이)에 위치한 '공간울림'이다.

2003년 문을 연 '공간울림'은 문화의 문턱을 낮추고 문화 저변을 넓히는데 한몫을 담당하고 있는 대안공간이다. 상업성을 좇기보다 실험적인 음악과 무대에 서기 힘든 학생'신인 연주자들을 보듬어 안으며 발전의 자양분이 되고 있다.

공간울림은 1994년 열린 하우스콘서트를 모태로 탄생했다. 공간울림 대표인 오르가니스트 이상경(49)씨가 독일에서 파이프오르간을 들여와 자신의 집에서 '대구 바로크오르간 뮤직클래스'를 연 것이 발단이 됐다.

그동안 공간울림이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작은 거인을 연상시킨다. 개관 이래 테마가 있는 시리즈 형태의 연주회를 꾸준히 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공간울림이 진행중인 기획공연은 '21세기 교회음악 연주회'를 비롯해 재능있는 젊은 음악인 발굴을 위한 '21세기 신예초청 연주회', 우리 음악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키는 '풍류방 연주회', 문화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는 '사랑의 음악회', 학생들 실력을 높여주는 '향상 음악회', 매주 화요일 열리는 '재즈 연주회' 등 매우 다양하다.

하나같이 음악발전을 위해 필요하지만 속된 표현으로 돈이 되지 않아 선뜻 추진하려는 사람이 없는 것들이다. 개인이 운영하는 공간울림이 이렇게 많은 기획공연을 지속적으로 펼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재정적인 면에서 많은 어려움이 뒤따른다. 하지만 공간울림은 가급적 후원을 받지 않고 운영자금을 자체 조달한다. 그래서 공간울림이 더 대단해보이고 더 소중하게 다가온다. 대구시도 이런 활동을 인정, '2007년 전문예술단체'로 공간울림을 지정했다.

요즘 공간울림은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올해부터 테마를 가진 여름 페스티벌을 새로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2009 여름 페스티벌'은 7월 22~24일 공간울림'수성아트피아'인터불고호텔 엑스코에서 열린다. 주제는 '내가 사랑하는 모차르트'. 모차르트 음악을 집중 조명하는 페스티벌로 피아노 소나타, 실내악, 협주곡, 재즈로 듣는 모차르트 등으로 다양한 모차르트 연주회로 짜여진다. 모차르트 음악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특강과 마스터클래스도 마련된다. 참가 신청은 다음달 17일까지 받는다. 등록비는 15만원. 1인당 3만원 정도를 추가로 지불하면 인터불고호텔 엑스코에서 숙박이 가능하다. 셔틀버스로 호텔과 공연장을 오가며 문화의 향기에 흠뻑 젖어 들 수 있는 특별한 휴가를 꿈꾸는 사람에게는 제격이다. 053)765-5632.

■ 대구의 공연 인프라 - 등록 공연장만 32곳…하드웨어 최고

대구의 공연 인프라는 전국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질'양적인 측면 모두 전국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뛰어나다. 문화예술 도시답게 크고 작은 공연장이 달구벌 전역에 분포돼 하드웨어는 나무랄데 없다는 평가다. 특히 2003년 개관한 대구오페라하우스에 이어 뮤지컬전용극장 건립도 추진되고 있어 장르별로 특화된 전문극장시대도 활짝 열릴 전망이다.

3월 기준 대구시 등록 공연장은 모두 32개다. 하지만 등록되지 않은 공연장을 합치면 그보다 많다. 등록 공연장을 지역별로 분류해 보면 중구가 9개로 가장 많고 달서구 8개, 북구 5개, 수성구 4개, 남구와 동구 각 2개, 서구와 달성군이 각 1개로 뒤를 이었다. 소유 형태를 보면 공공 공연장이 19개로 민간 공연장 13개보다 조금 많았다. 객석수가 가장 많은 공연장은 대구시민회관으로 1천618석이다. 반면 스페이스콩코드는 100석으로 등록 공연장 가운데 객석 수가 가장 적었다.

또 대구의 공연장 가운데 전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에 등록된 곳은 대구오페라하우스'대구학생문화센터'수성아트피아'대덕문화전당'달서구첨단문화회관'대구문화예술회관'대구시민회관'동구문화체육회관'봉산문화회관'북구문화예술회관 등 10개다. 서울 12곳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으며 전국 광역시 중에서는 가장 많다. 부산의 경우 5곳, 인천'울산'대전이 각 3곳, 광주는 1곳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도시 규모에 비해 공연장이 너무 많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콘텐츠 개발 대신 경쟁적으로 몸집만 키워왔기 때문에 체력(문화역량)은 허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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