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다음달 착공하는 도시철도 3호선(북구 칠곡~수성구 범물 23.7㎞)의 정거장과 교각 형태를 두고 10시간에 걸쳐 마라톤 심의를 벌인 끝에 다양성과 통일성을 함께 고려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구시는 24일 경관위원회를 열고 도시철도 3호선 8개 공구의 시설물을 심의한 결과 5개 공구는 조건부 의결하고 3개 공구 및 특수교량 2개는 보완 재심의 결정을 내렸다.
◆정거장은 다양한 형태=이날 심의 대상은 정거장 30개와 특수교량 2개(금호강, 신천), 교각 707개, 경관조명 16곳(정거장 14, 교량 2)이었다. 이 중 가장 논란이 뜨거운 부분은 정거장이었다. 8개 공구에 대해 업체가 더 나은 설계를 제시하는 대안입찰로 분할 발주하는 바람에 30개 정거장이 무려 17개 유형으로 다르게 나왔기 때문. 노선 전체에 걸쳐 통일감을 주기 위해 설계를 대폭 바꿔야 한다는 주장과 구간별 특성에 맞도록 다양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섰다.
경관위원들은 치열한 토론 끝에 지역 특성에 맞춰 다양하게 만드는 쪽에 무게를 실어줬다. 대부분의 정거장에 대해 규모를 다소 줄이고 동선과 디자인, 색상 등을 조정하는 조건으로 통과시켰다. 그러나 북구 팔거천을 지나는 2공구 정거장의 경우 팔거천 쪽 구조물이 너무 크고 자연친화적 요소가 부족해 보완이 결정됐다. 명덕로 구간의 6공구 정거장들은 대합실과 기능실 등 규모가 너무 커서 축소하라는 결정이 나왔다. 지산·범물지구 8공구 정거장은 외관 색상이 너무 다양하고 돌출 계단 등의 디자인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됐다.
대구시 김영대 도시디자인총괄본부장은 "전체 디자인 기조를 유지하되 장소성을 살리고 단순 명쾌한 쪽으로 개선하라는 요구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동대구로가 문제?=동대구로 구간은 결국 6공구 궁전맨션 삼거리 정거장과 두산오거리까지 7공구 3개 정거장이 다른 형태로 통과돼 동대구로 경관에 적잖은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궁전맨션 삼거리는 도로 가운데 정거장에서 육교를 통해 건너편 인도로 내려가는 형태지만, 다른 정거장들은 바로 내려와 횡단보도로 건너가도록 설계돼 외관이 크게 다르다. U턴 등 동대구로 교통처리 대책에 대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다.
3호선에 707개나 세워지는 교각의 경우 통일성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대다수였다. 이에 따라 하천 구간은 원형으로, 나머지 구간은 사각형으로 맞추라는 결정이 내려졌다. 교각은 높이 최대 13.5m에 좌우 폭 1.4~2m로 30m 정도 간격을 두고 세워진다.
대구시는 보완 재심의 결정이 내려진 3개 공구와 특수교량 2개에 대해서는 향후 경관위원회에서 다시 심의하고, 조건부 의결이 내려진 5개 공구에 대해서도 경관위원회의 지적사항을 지속적으로 보완할 예정이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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