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피부염은 부모들이 가장 속상해 하고 힘들어하는 어린이 질환 중 하나다. 집집마다 아토피 피부염에 걸리지 않은 유·소아가 없을 정도로 아토피 피부염은 현대병의 대명사가 됐다. 그런데 아토피 피부염의 가장 큰 문제는 치료를 받아도 좀체 잘 낫지 않는다는 것이다. 온갖 방법을 동원, 치료해보지만 잠시 증상이 완화됐다 재발하거나 효과가 없어 속만 끓이기 일쑤다. 특히 자녀가 심한 아토피 증상을 보이는 경우 부모는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지치고 혼이 빠진다. 성장해서도 아토피 피부염이 지속되지 않을까 애간장을 녹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아토피 피부염은 고칠 수 없는 병일까. 현재까지 알려진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과 치료법, 생활 속 예방·관리법 등을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아토피 피부염
아토피 피부염은 심한 가려움을 동반하는 만성 피부질환이다. 유아기와 소아기에 흔히 발생하는데 잘 완치되지 않고 재발이 잦은 게 특징이다. 아토피 피부염은 세계적으로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소아 10~15%가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아토피 피부염의 증가는 대기오염, 주거 환경 변화 등으로 항원에 대한 노출 빈도가 높아졌고 모유수유는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원인 및 악화 요인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게 없다. 다만 유전적, 면역학적, 환경적, 심리적인 요인들과 관계가 있고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70~80%에서 알레르기 질환의 가족력이 있다고 한다. 아토피 피부염은 면역학적 이상에 의해 나타나는데 원인 항원에 대한 면역글로불린E(IgE) 항체가 피부에 있는 비만 세포 표면에 붙어 있다가 항원이 다시 침투하면 비만 세포를 활성화시켜 히스타민 등의 화학물질을 분비, 증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나친 목욕이나 비누 사용, 낮은 습도 등이 아토피 피부염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고 목욕할 때 수건으로 몸을 밀거나 손으로 긁는 것도 증상을 유발 또는 악화시킬 수 있다. 또 몸에 딱 붙는 옷을 입거나 땀을 유발하는 상태와 고열도 아토피 피부염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세균, 바이러스, 진균 등에 의한 감염과 우유, 계란, 콩, 생선, 견과류 등 음식물 섭취, 대기 중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동물 털 등도 악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진단 및 치료·예방법
유아 때부터 특정 부위에 대한 가려움 증상을 보이고 반복적으로 재발하며 알레르기 질환 가족력 및 과거력이 있는 경우 아토피 피부염으로 진단할 수 있다. 혈청 IgE치와 함께 원인 항원에 대한 특이 IgE치 및 피부 반응 검사 등도 진단에 도움이 된다. 아토피 피부염은 근원적 치료가 어려운데다 환자의 나이, 증상 정도 등에 따라 다른 치료 방법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치료가 쉽지 않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선 주변 환경 및 생활 습관에서 악화 요인을 찾아내 이를 제거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피부에 수분을 충분히 유지시켜주고 가려움증과 염증을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표재성 모낭염, 농가진 등의 세균성에 감염됐을 땐 적절한 경구 및 국소 항생제를 투여할 필요가 있고 병변 부위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게 좋다.
◆생활 속 아토피 악화 요인 관리
온도 및 습도, 옷, 스트레스, 음식 등 생활 속에서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고 관리하는 것도 아토피 피부염을 예방하거나 치료, 관리하는 데 꼭 필요하다.
▷온도·습도=습도가 낮은 경우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기 때문에 실내에 가습기를 설치하거나 젖은 세탁물을 널어놓는 것이 중요하다. 또 기온이 높거나 땀을 흘릴 때도 가려움증을 느끼기 때문에 너무 더운 환경이나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을 피하는 게 좋다. 실내 온도는 20~24℃, 습도는 45~55% 정도 유지하는 게 적당하다.
▷의복=모직이나 결이 거친 옷은 피부에 자극을 주고 너무 조이는 옷도 공기 소통이 좋지 않아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되도록 면 같은 부드러운 재질을 입혀야 한다. 접촉에 의해서도 피부염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보호자도 같은 재질의 옷을 입는 게 좋다. 또 소변과 대변 등도 피부의 자극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저귀를 자주 갈아주고 물로 씻은 뒤 바셀린 등을 발라 배설물에 의한 자극을 줄여야 한다.
▷심리적 스트레스=아토피 피부염 자체가 정서적인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정서적인 문제가 아토피 피부염을 악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격한 감정 변화나 긴장, 스트레스를 피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흡입 항원=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80%가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등 다양한 대기 중 항원에 과민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계절엔 외출을 삼가야 한다. 집먼지 진드기를 줄이기 위해선 카펫, 천 소파, 커튼 등을 없애고 침구는 2주에 한번 정도 55℃ 이상 뜨거운 물에서 10분 이상 세탁하고 세탁이 어려운 침구류는 항원이 통과하지 못하도록 특수 커버로 씌워 놓는 게 좋다.
▷음식 항원=음식물이 아토피 피부염 증상을 악화시키는지에 대한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유아에서 통상적인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고 증상이 심한 경우엔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주요 원인 음식물로는 우유, 계란, 땅콩, 콩, 밀, 생선 등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검사 없이 모든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게 음식물 제한을 적용해선 안 된다. 아토피 피부염 고위험아의 경우 적어도 6개월까지 모유수유를 하고 우유는 생후 1년 후, 계란은 2년 후, 땅콩, 견과류, 갑각류 등은 3년 후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강임주 대구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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