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토 자주권 수호 온 국민 염원 담았죠"

독도를 노래한 음반이라는데 '첫인상'이 어째 이상하다. 앨범 표지에 굵은 고딕체로 쓰인 'Takesima'(다케시마)라는 글자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다시 보니 태극기와 눈물 흘리는 얼굴이 오버랩 된 사진이 있다. 마치 피눈물 같다. 노래를 부른 테너 임산(43)씨의 마음인 듯하다.

"더 이상 국토의 자주권을 상실하지 않겠다는 온 국민의 염원을 담아봤습니다. 앨범 표지의 글은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인데 일본이 억지 주장을 대놓고 펴고 있는 동안 우리는 뭐했나 하는 반성의 뜻에서 눈물을 그려넣었죠."

이 음반은 독도를 주제로 한 첫 상업적 클래식 음반이라고 임씨는 말했다. 특히 경찰대학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맡아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독도를 지키는 경찰이 독도 음반까지 낸 것이다.

'DOKDO 1st'라는 이 음반에는 '독도 아리아'와 '세일링'(Sailing) 등 2곡이 들어있다. '독도 아리아'는 그가 직접 작사했다. "앞으로 4집까지 연작을 낼 생각입니다. 2집은 '듀에또'(Duetto), 3집은 코러스, 4집은 합창이 든 정규앨범이 될 겁니다. 혼자 부르는 아리아에서 합창까지, 갈수록 참여인원이 늘어나는 것 같이 독도 사랑이 확산됐으면 하는 뜻입니다."

임씨는 내년에는 독도를 주제로 한 유럽 투어 콘서트를 열 생각이라고 했다. 음악을 통해 독도가 한국의 영토임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제가 이탈리아에서 공부할 때 보니 독도는커녕 한국을 잘 모르는 이들도 많더군요. 요즘 대중가수의 해외 진출이 활발하지만 문화적 뿌리가 깊은 유럽에서는 클래식이 더 영향력이 있을 것 같아요. 비용은 앨범 판매수익금으로 충당할 예정입니다."

그는 가끔 중학생인 아들로부터 '원성'을 듣는다고 했다. 미국에서 활동하던 당시 역시 성악가인 부인 김은경(43'소프라노)씨가 임신하자 '억지로' 비행기를 태워 한국에서 출산하게 했기 때문. "물론 미국에서 낳았으면 군대 문제 해결 등 좋은 점도 있었겠죠. 하지만 한국 사람이 한국 국적을 갖는 게 당연하다 생각했습니다. 또 실력만 있으면 글로벌시대에 국적이 문제일까요?"

18일 안용복재단 출범식에서도 공연한 임씨는 오는 광복절 때 독도에서 콘서트를 가질 계획이다. 10월 25일, 독도의 날에도 경찰대 오케스트라와 공연할 예정이다. "곡을 만들면서 일부러 쉽게 만들려고 신경을 썼습니다. 어린이나 일반인들이 따라부르기 힘들면 제 노래의 생명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김천 출신으로 대구 경원고, 경북대 음대를 졸업한 임씨는 1995년 이탈리아의 밀라노 베르디국립음악원을 만점으로 수석졸업했다. 동양인으로서는 드물게, 넓고 굵은 바리톤에 가까운 음색 덕분에 '한국의 프랑코 코렐리'(1921~2003)로도 알려져 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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