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삐뚤 붙어 있는 안내문.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미술치료 결과물. 행사 참가자들의 허기를 달래기 위해 마련한 음식 시식코너. "이거 가져가도 됩니까?"는 질문에 "그러세요"고 대답하는 자원봉사자. 둘러보니 온갖 물건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낡은 콘센트와 진공청소기 등 각종 전기제품부터 의류, 신발, 장신구, 도서 문구류, 완구류, 생필품, 양말, 심지어 선글라스와 반찬통까지…. 만물상이 따로 없다.
27일 오전 봉화군민회관. 이주여성과 가족들을 위해 마련한 '행복 드림(dream) 아나바다 장터'에는 얼굴색이 다른 이주여성과 가족들이 가슴에 이름과 번호가 새겨진 명찰을 달고 자원봉사자와 우리말 공부방 선생님들의 안내를 받아 장터에서 물건을 고르느라 시끌벅적했다.
"가족 나들이겸 장터 구경을 왔다"는 파차니바우패스(43·태국)씨는 "장터에서 아이들의 신발과 이불, 매트를 골랐다"며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도 먹고 장기자랑도 하면서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고마워했다.
이날 행사는 봉화군 여성자원봉사대가 이주여성 가족들 간 상호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이들에 대한 지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한 것.
독지가들과 '진실한 세상만들기 카페'에서 기증한 물품으로 마련한 장터에는 가전제품과 의류, 생필품 등 1천600여점을 전시했고 꼭 필요한 사람에게 물품을 기증할 수 있도록 사전 쿠폰을 발행, 선택품목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특히 장터에는 참석자들을 위한 음식자랑 시식코너를 마련했고 장기자랑 마당과 결혼이주여성 미술치료 결과물 전시회도 열렸다.
이순희 여성자원봉사대 회장은 "우리말 공부방에 다니는 이주여성들의 출석률을 높이기 위해 장터를 운영하겠다고 약속한 것이 현실이 됐다"며 "이주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실질적인 지원이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봉화·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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