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 때로는 서너차례 기차를 타고 서울로 출퇴근한다. 전문직여성한국연맹에서 회의가 있는 날이면 거의 새벽 1, 2시가 되어야 구미 집으로 돌아온다. 모두가 직장을 가진 여성들이기에 오후 7시가 되어야 겨우 회의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맹의 40년사를 만들던 작년 여름에는 학창시절 후 처음으로 밤을 새웠다. 편집과 교정을 보던 우리는 꼬박 밤을 새우며 한 페이지씩 꼼꼼히 확인 작업을 한 뒤 다음날 아침 연맹 사무실에서 각자의 직장으로 출근했다.
그리고 작년 10월 세계 총회를 유치하기 위해 멕시코에 갔을 때에는 마치 신들린 사람처럼 일에 몰입했다. 일주일간 거의 잠자는 시간 없이 매일 밤이면 그날의 성과와 다음날의 전략을 밤새도록 이야기하고 준비했다.
3년마다 개최되는 세계 총회는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여성 2천여명이 모이는 큰 행사인데도 불구하고 주변에서 누구 하나 눈길도 주지 않았다. 투표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서로 부둥켜안고 엉엉 울었다.
올해 설 연휴 때에도 몇 명의 우리 '드림팀'은 며칠간 밤을 새우며 정부기관에 제출할 사업계획서를 만들었다. 쉰이 넘어 NGO 활동을 하면서 몇 차례 밤샘을 하는 것도 내게는 일복이다. 어느 누구로부터 급여나 성과급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성취감은 세상 어느 비타민보다 더 좋은 보약이다. 끊임없는 용기와 힘을 충전시켜준다.
문득 얼마 전에 읽은 책 '더 시크릿'(The Secret)에서 '긍정적인 생각과 간절한 믿음이 만났을 때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말이 떠오른다.
그렇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같은 생각을 나누는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면 되지 않는 일이 없다. 성공의 비밀은 그리 거창하거나 복잡하지도 않은 것 같다. 생각은 내가 하는 말, 감정, 그리고 행동을 만들어 낸다. 좋은 생각만 떠올리며 자신감을 갖고 도전하는 것이 바로 성공의 비밀이 아닌가. 지난 2년간 서울을 옆집 드나들듯 하면서 육체적으로는 고되고 힘들었지만 많은 일을 해낸 것 또한 사실이다. 전국의 유능한 사람들이 다 모인 서울에서의 활동이 처음에는 조금 긴장도 되고 걱정스러웠던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언제나 내 곁에서 조건 없이 나와 함께 해 준 우리 드림 팀은 일을 찾아 나서며, 일을 즐기는, 정말 우리나라 최고의 멋쟁이 여성들이다.
최윤희 전문직여성한국연맹 회장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