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축구가 화제다. 미식축구,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 등에 밀려 자국에서 변변한 대접을 받지 못하는 미국 축구가 29일 끝난 2009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브라질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하자 축구팬들의 관심이 미국 축구로 쏠리고 있다. 그동안 유럽과 남미에 밀려 축구의 변방으로 인식되던 미국은 이번 대회에서 스페인과 브라질 등 세계 최강 축구 강국과 이기거나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대부분의 스포츠 종목에서 강세를 보이는 미국이지만 축구에서만은 철저히 변방 신세였다. 지금까지 월드컵에 9번 출전했지만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더욱이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1986년 멕시코 월드컵까지 무려 32년 동안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도 1회전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미국은 이번 대회에서 A매치 35경기 무패 행진으로 FIFA 랭킹 1위인 스페인을 침몰시켰고, 브라질과의 결승에서도 알찬 전력을 자랑하며 미국 축구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탄탄한 수비력과 빠른 역습, 몸을 사리지 않은 허슬 플레이에다 조직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골키퍼 팀 하워드와 공격진 클린트 뎀프시, 랜던 도노번, 조지 알티도르 등은 세계적인 선수들과의 대결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미국은 남아공 월드컵 북중미 예선에서 3승1무1패로 코스타리카(4승1패)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미국 축구 대표팀의 선전은 국내 대표팀에게도 시사점을 던져 준다. 현재는 약체로 분류되지만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내년 월드컵에서 이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에 충분한 것이다. 조만간 월드컵 본선 진출국 가운데 전력이 처지는 팀들 사이에 미국 축구 배우기 열풍이 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
현지에서 결승전을 관전한 허정무 국가대표 감독은 "약체로 분류됐던 팀들도 (강팀과)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계기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미국의 선전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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