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을 방문 중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일 행정구역 개편에 대해 "저는 필요성이 있다고 봅니다"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뒤 "단 국민 생활에 직접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너무 서두르지 말고 잘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몽골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 오찬간담회에서 박 전 대표는 그러나 행정체제 개편 방향에 대한 의견을 묻자 "여러 방향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박 전 대표는 국내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잠시 입을 열었다. 정·청(政·靑) 개편과 관련해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총리도 개각 대상이 된다면 박 전 대표도 좋다"고 말한 뒤 불거지고 있는 '박근혜 총리론'에 대해 "벌써 수도 없이 나온 얘기 아니냐. 그냥 흘려보내면 된다"고 선을 그었다.
박 전 대표의 역할론은 정국이 경색되는 등 정치 현안이 있을 때마다 간헐적으로 제기됐으나 박 대표는 침묵하거나 짧은 답변으로 모른 체했다. 친박계 한 의원은 이와 관련 "총리론이든 친박계 중용론이든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제안하거나 개각 등으로 실행한 경우가 없지 않으냐"고 반문, "안 원내대표가 얘기한다고 박 전 대표가 받아들이고 말고 할 사안이 아니다"고 했다.
개헌 논의에 대해서는 '4년 중임제'라는 자신의 소신을 재차 밝히며 "(4년 중임제라는) 입장은 이미 밝혔다. 변함이 없다"고 했다. '분권형 대통령제'에 대해서는 "우리가 헌법에 있는 정신을 제대로 잘 지켜나가고 있는가부터 생각해야 한다. 당헌·당규도 만들어놓고 안 지키면 소용없지 않나"라고 했다.
박 전 대표는 당 일각에서 쇄신과 관련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조기 전당대회 개최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비정규직법안에 대해서는 "생각이 있지만 한마디로 말하기가 좀 그렇다"며 비켜갔다. 당내 친이-친박 갈등을 해소하는 당 화합책에 대해선 "(우리가) 뭐 싸운 적이 있나. 왜 자꾸 화합을…"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한편 기자 오찬에 앞서 박 전 대표는 몽골 정부청사에서 산자 바야르 몽골 총리와 접견, 몽골 자원 개발시 한국 기업 참여 문제 등을 논의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울란바토르 대성생태에너지파크(GEEP)를 방문했다. GEEP는 대구에서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는 대성그룹(대표 김영훈)이 몽골의 사막화를 막기 위해 풍력과 태양열을 이용해 전기(110㎾)를 만든 뒤 이 전기로 150m 아래 지하수를 끌어올려 잔디와 나무에 물을 줘 330만㎡의 광대한 숲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글·사진=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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