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인 포커스]이종갑 (주)네오플럭스 사장

투자입지 유리 관심 쏠리는 대구'경북 경제회생 확신

이종갑(55) 네오플럭스 사장은 "역마살이 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1977년 행정고시에 합격, 28년간 공직에 있으면서 총리실'경제기획원'청와대'공정거래위원회'교육인적자원부 등 여러 곳을 떠돌아다녔다. 2002년부터는 거의 매년 근무처 명함을 바꿔야 했을 정도였다. 국방대학교 파견(2002년)-조달청(2003년)-교육인적자원부(2004년)-재정경제부(2005년)-법무법인 태평양(2006년1월)-(주)삼화왕관(2006년10월)-(주)네오플럭스(2008년) 등으로 전전했던 것.

해답은 긍정 사고에서 나와

역마살 때문에 승진에서 적잖은 손해를 봤을 것 같다고 했더니 "요즘 들어서는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여러 부처를 근무,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됐던 게 일반 회사로 옮긴 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단다.

'긍정적으로 사고하자'는 생활 신조도 이런 인생을 통해 체득했던 것 같다. "인생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 부정적 측면과 긍정적인 측면을 함께 갖고 있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사고하면 해답을 찾아낼 수 있고 그것이 곧 자기 발전이자 꿈을 이뤄가는 과정"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이런 신조를 갖게 되기까지는 마음 고생이 적잖았을 게다. 칠곡 농촌 마을의 6남매 중 맏이로 중'고교(대구중'경북고) 때는 대구로 기차 통학한 뒤 서울대 법대에 들어갔고 행시까지 합격, 집안의 기대를 한껏 모았으나 공직 생활 중 여러 부처를 전전하게 되면서 능력을 제대로 발휘해보지 못했다. 게다가 그는 고학했다. 다섯 동생들의 학비 마련도 버거울 부모님께 손을 벌리기가 어려워 학비와 생활비를 직접 마련하면서 대학 시절을 보냈다. 그래서 "친구들처럼 낭만을 생각할 겨를없이 공부만 했다"고 한다.

이런 공직 생활 중 어려울 때마다 이해해주고 위로해줬던 부인과 외동딸이 그렇게 고마울 수 없었다. 서울대 사범대 교수인 부인과 미국 대학에 유학 중인 딸 등 가족 셋 모두가 서울대 동문이기도 하다.

당연한 일에도 항상 호기심

매사에 호기심을 가졌던 것도 인생에 큰 힘이 됐단다. "목련은 왜 꽃부터 피울까? 등과 같이 평소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질문하고 생각해보다가 모두 이유가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란다"며 "직원들과 회의를 할 때도 모든 것들을 제로 베이스에서 검토하다 보면 미처 몰랐던 문제점들을 파악, 보완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네오플럭스 같은 투자 및 경영컨설팅 회사를 이끌면서 더욱 절감한다. 이 회사는 두산그룹 계열사로 총 6천억원 정도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데 올해 400억원 규모로 2개의 벤처투자펀드를 신규 조성했으며, 대구의 의료복합단지 조성과 관련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CEO는 분위기 메이커"라는 게 지론이다. 그는 "네오플럭스에는 저보다 훨씬 뛰어난 전문가들이 포진하고 있지만 이들을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제 임무"라고 했다. 매주 2차례씩 간부 회의를 주재할 때면 유머를 한 두 개씩 준비해 들어가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든다.

CEO는 분위기 메이커 돼야

유머 감각은 공직 때부터 남달랐다. 재정경제원 과장 때 "IMF 외환 위기까지 겹쳐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동료 및 선'후배들에게 시원한 청량제가 되도록 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유머 집은 아직도 부처 내에서 회자되고 있을 정도이다.

지역 경제 회생에 대해서는 확신에 차 있다.

"대구경북은 세계적 기업들인 삼성전자와 포스코를 갖고 있고, 국제공항'항만'KTX 등 교통망도 편리해 과거의 영화를 되찾을 수 있다"며 "특히 지식경제자유구역이 국내외 관심을 모으고 있어 활발한 투자 유치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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