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전 대학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던 82학번 동기들이 뭉쳐 큰 일을 냈다. 자산 3천억원에 이르는 테마 파크 '타이거월드'를 인수한 것이다.
타이거월드는 도심형 테마파크. 실내 스키와 골프는 물론 워터파크와 스파, 피트니스, 쇼핑 시설이 함께 입주해 있는 복합 스포츠레저 시설로 미래성장형 비즈니스 모델의 하나로 각광받고 있다.
이용희(46) 타이거월드 대표이사는 2007년 초, 18년 동안 다니던 대기업에 사표를 내고 CEO 자리를 덥석 맡았다. 15명이던 직원은 2년 만에 250명으로 늘어났고 타이거월드는 '캐러비언베이' 등과 더불어 수도권 테마파크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타이거월드를 이끄는 이 사장과 도규영 회장, 이상기 영업 부문 대표 등은 모두 고대 기숙사 303호와 304호에서 1년간 함께 지낸 절친한 친구 사이다. 부산이 고향인 도 회장을 제외한 다른 경영진은 모두 '보리 문둥이'라는 점도 특이하다.
이 사장은 대한항공에서 영업과 회계 등 여러 분야를 경험했다. 그래서 기업 경영에 대해 어느 정도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는 "언젠가는 내 사업을 하고 싶었고 친구의 제의를 받자 그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며 "일단 스스로 회사를 창업하는 것보다 지키고 꾸려가는 '운영'에 자신이 있었고 그래서 큰 회사를 이끌어가는 데 두려움이나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CEO의 역할이 쉽지는 않았다. 최근 웅진그룹이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바람에 우호 세력 규합과 투자 유치 등 적극적 방어에 나서느라 온 힘을 다 썼다. 직장생활 18년 동안 배운 것보다 지난 2년간 체험한 것이 더 많았다. 자금과 회계 부문을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숫자나 돈보다도 회사정관 등 법률적 측면의 중요성을 체득했다. 기존 주주와 상가 입주자 등과의 갈등은 물론 대기업의 적대적 M&A 시도 등에 맞서면서 사업의 어려움을 뼈저리게 확인한 것이다.
그는 "기업인으로 변신하면서 가장 좋은 것은 친구들은 물론, 포항과 대구경북 등 고향을 되돌아볼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포항시 흥해읍이 고향으로 흥해초'중과 계성고, 고려대를 졸업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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