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과 구미 등 경북 주요 도시들의 아파트 '입주대란'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분양 물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인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입주 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준공 몇 달이 지나도 입주율이 50%를 넘지 못하는 '불 꺼진 단지'들이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는 "대구 분양 시장이 2006년을 정점으로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지만 구미와 포항 등 경북 주요도시들은 2007년까지 아파트 분양이 쏟아지면서 미분양 증가 현상이 나타났다. 인구는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고 미분양 중 중대형 아파트가 많아 준공 미분양 해결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은 곳은 포항으로 미분양이 7천800가구(5월 말 기준)에 이른다. 2006년 이후에만 포항에서 분양한 아파트가 16개 단지, 1만1천가구인 것을 감안하면 분양 단지 중 상당수가 미분양으로 남아있는 셈. 입주 가구도 지난해 4천500가구를 비롯해 올 들어 1천100가구가 입주를 하는 등 준공 단지도 쏟아지고 있다. 앞으로 7천가구 정도의 입주 예정 물량이 남아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분양대행사 관계자들은 "포항인구는 5년째 50만명에서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아파트는 몇 년간 과잉 공급되면서 주택 시장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대다수 입주 아파트에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어 준공 단지 입주율이 50%를 넘기가 어렵다"고 전망했다.
구미도 2005년 이후 분양한 아파트가 13개 단지 8천700가구에 이르지만 이중 3천500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준공 미분양 아파트도 1천400가구에 이르며 지난해 가을철부터 올 상반기까지 입주 물량이 11개 단지, 6천900가구로 아파트 입주 물량이 홍수를 이룬다.
경주와 경산도 미분양 아파트가 3천500가구와 2천100가구에 달하면서 준공 단지마다 '입주 대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가격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은행 주택가격 통계에 따르면 경북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1월 대비 3.6% 하락했으며 구미는 6.4%, 포항은 3.3%씩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업계는 "미분양 중 중대형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고 입주 아파트는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 인구 규모나 경제력 등을 감안하면 준공 미분양 해소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내년부터는 입주 물량이 크게 줄어드는 만큼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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