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심히 살펴야할 어린이 질환](9) 아토피 피부염 <하>

피부 보습과 목욕, 약물적 치료 등

▲아토피 피부염의 경우 치료가 쉽지 않지만 피부에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고 적절한 치료제를 사용하면 증상 완화나 치료에 도움이 된다.
▲아토피 피부염의 경우 치료가 쉽지 않지만 피부에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고 적절한 치료제를 사용하면 증상 완화나 치료에 도움이 된다.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 과정은 지루하다 못해 지긋지긋하다. 환자 본인은 물론 부모들의 시간과 노력을 끊임없이 요구한다. 원인을 알면 원인 치료를 통해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겠지만 원인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치료에 많은 공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꾸준한 약물 치료와 생활 습관 및 환경 개선을 통해 증상을 완화하고 악화되는 것을 막으면서 장기적으로 치유를 기대하는 게 최선이다. 그렇다면 아토피 피부염을 잘 다스려 증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피부 보습 및 목욕

아토피 피부염은 피부 장벽(피부의 가장 바깥 쪽에 있는 각질층)의 문제로 피부가 건조해지고 균열이 생겨 이곳으로 여러 자극원, 알레르겐, 병원균이 침투하면서 가려움증이 나타나고, 긁으면 증상이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질환이다. 이 때문에 피부가 건조하지 않도록 보습제를 자주 발라 피부 장벽을 회복시켜 주는 것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보습제에는 피부 표면에 불투과성막을 형성해 피부 수분 손실을 막는 밀폐제와 각질층에 수분을 공급해주는 습윤제가 있는데 습윤제를 함유한 보습제는 함유되지 않은 것에 비해 피부 장벽 기능 회복 및 보습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적절한 목욕도 각질층에 수분을 공급해줄 뿐 아니라 피부에 자극을 일으키는 땀, 알레르겐, 더러운 물질, 집먼지 진드기, 피부 표면 세균 등을 제거하는데 도움이 된다. 목욕은 미지근한 물에서 15분을 넘지 않도록 하고 비누는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비누를 사용할 경우엔 향료가 포함되지 않은 약한 산성이나 중성 비누가 좋다.

◆약물적 치료

아토피 피부염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약물에는 스테로이드, 항히스타민제, 면역조절제 등이 있다.

▷스테로이드제=지난 40여년 동안 세계적으로 많은 피부 질환에 사용돼 온 국소 스테로이드제는 현재도 가장 효과 있는 아토피 피부염의 1차적 선택제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소아의 경우 장기간, 광범위하게 사용하거나 강도가 높은 약제를 사용할 경우 피부에 국소 부작용과 함께 전신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스테로이드 제제를 선택할 때 반드시 전문의 처방을 받아야 하며 피부염의 심한 정도, 환자의 나이, 피부염의 부위와 범위 등에 따라 강도를 조절해 사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처방되는 스테로이드 연고는 중간 강도 이하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급성으로 증상이 악화된 경우 전신 스테로이드를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약물을 줄이거나 끊을 때 일시적으로 증상이 심해지는 반동현상 등으로 증상이 급속히 악화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항히스타민제=항히스타민제는 가려움증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되는데, 최근에 개발된 3세대 항히스타민제는 가려움증의 완화와 함께 항염증 효과도 동시에 가지기 때문에 환자에 따라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면역조절제=타크로리무스, 피메크로리무스 크림 등 국소 면역조절제는 사용 초기에 피부 작열감이 있지만 별다른 부작용이 없고 스테로이드제와 함께 사용할 때 효과가 좋다. 또 스테로이드 사용 횟수를 줄이는데도 도움이 된다.

◆다른 치료 방법

아토피 피부염이 알레르겐(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항원)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민 반응의 원인 물질에 대한 과민성을 약화하는 치료 방법인 탈감작요법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시도되고 있다. 또 최근엔 집먼지에 감작(항원에 대해 민감한 상태)돼 있는 일부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게 설하면역치료(혀 밑에 알레르겐 성분을 넣어 면역항체가 생기도록 하는 치료)가 도움이 된다는 보고도 있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경우 혈중에 감마리놀렌산, 아라키돈산 등 지방산이 정상치보다 낮다는 보고도 있어 달맞이꽃에서 추출한 감마리놀렌산이 약제로 개발돼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또 유산균 제제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도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

민간 요법 등이 효과가 있을 수는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소금이나 죽염, 소금에 오일'식초 등을 혼합해 세수나 목욕을 하는 경우, 감초'마늘 즙'들깨 기름 마사지를 하고 무즙, 은행즙, 감자, 알로에, 꿀, 솔잎, 화분, 녹차 등을 목욕물에 섞어 사용하는 경우 등이다. 실제 최근 한 대학병원에서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여러 방법과 치료 효과에 대해 조사한 결과, 대부분(76.5%) 별 효과가 없었고 4.3%는 오히려 병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강임주 대구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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