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도 영유권을 넘어…" 한·일 교수들 공동연구

日 시마네현립대서 심포지엄 열려…계명대 이성환 교수 등 참석 발표

▲일본 시마네현립대학에서 열린 영유권 문제를 초월한 독도 심포지엄. 원 안의 작은 사진은 이성환 계명대 교수.
▲일본 시마네현립대학에서 열린 영유권 문제를 초월한 독도 심포지엄. 원 안의 작은 사진은 이성환 계명대 교수.

한·일 간에 독도와 관련된 이색적인 학술회의가 3일 열렸다. 일본 시마네현립대학에서 열린 '학술로서의 독도·다케시마 연구의 정립을 위해-영유권 문제를 둘러싼 분쟁을 초월해'라는 심포지엄이 바로 그것이다.

양국 간에 영유권 문제는 전혀 다루지 않으면서 독도에 대해 순수하게 학문적으로만 접근하려는 첫 시도였다. 한국에서는 계명대 일본학과 이성환 교수 등 4명, 일본에서는 이노우에 오사무 시마네현립대학 교수 등 4명이 발표자로 참석했다.

이성환 교수는 인사말에서 "한·일 관계의 접점에 있는 독도 문제를 한·일 연구자들이 공동 연구를 하는 것 자체가 한·일관계의 큰 발전"이라며 "이번 심포지엄은 한·일 관계와 양국의 독도 연구에 있어 신선하고 충격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주제발표에서 문준영(부산대) 교수가 '독도연구 방법에 대한 검토와 전망'을, 박창건(국민대)교수가 '영유권문제에 있어서 독도를 둘러싼 한일관계의 사례'를, 김수희(제주대)교수가 '독도 어장에서의 일본식어업 전파과정'을 발표했다.

청중은 150명 정도였으며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한 극우단체인 다케시마문제연구회 시모조 마사오(下條正男) 회장 등도 참석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일본 청중들은 질의응답시간에 '영유권 문제를 넘어서'라는 심포지엄의 주제에 대해 큰 불만을 나타냈다. 한 청중은 "독도를 한국이 지배하는 상태에서 영유권 문제를 탈피해 한국과 공동연구를 한다는 것은 간접적으로 한국의 영유권을 인정해주는 것이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러나 주최 측에서는 "영유권 문제는 심포지엄의 의제가 아니다"며 직접적인 답을 하지 않았다.

일부 청중은 영유권 문제에 구애받지 않고 공동연구의 필요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업단체 대표는 독도 주변이 잠정수역으로 돼 있어 일본 어업이 제한을 받고 있는데 대해 시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성환 교수는 "한국이 독도에 대해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유권 문제를 벗어나 세계 최대의 연구자료를 축적한 일본 측과 공동 연구를 하는 것은 한국에도 큰 이익"이라며 "한국과 일본 교수들이 앞으로 3년간 공동연구를 하고 그 연구 결과를 한국과 일본에서 단행본으로 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학술회의는 같은 의제로 10월쯤 계명대 국제학연구소 주최로 계명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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