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강 살리기 사업을 하는 이유가 뭡니까.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것인데 완전히 우리 집 앞마당에서 남의 잔치를 구경하는 꼴이 됐습니다. 도대체 대구시는 뭘 하고 있었는지, 지역 국회의원들은 어디에 가 있었는지 분통이 터집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6일 마감한 대구 통과 구간 낙동강 3개 공구 턴키공사 결과를 두고 지역 건설업체들의 불만이 대단하다. 비단 건설업계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불만도 폭발 직전이다.
대구 건설사들이 낙동강 정비 사업 1차 턴키공사에서 기대를 완전히 저버린 수주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 대구 업체들은 공구별로 5~15% 정도의 지분 확보에 그친 반면 서울 소재 1군 대형 업체와 타 시도업체들이 지분을 쓸어갔다. 금액으로 따지면 대구구간 발주액 1조2천억원 중 대구 업체들의 몫은 1천400여억원 정도.
건설업계에 따르면 낙동강 사업 대구 통과 구간인 22공구에는 현대건설과 롯데건설 등이 주간사로 참여한 5개 컨소시엄이, 23공구는 대림과 삼성 등 4개, 24공구도 대우건설 등 4개 컨소시엄이 수주전에 참가했다. 이 중 건설사들의 관심이 집중된 곳은 각 공구별 수주가 유력시되는 현대와 대림, 대우건설 참여 구간들이다.
구체적인 내역을 보면 22공구(4천51억원)는 현대 48%, 태영과 쌍용 등이 각각 7~8%씩 지분을 확보한 반면 대구 업체는 화성과 국태 등 3개 업체가 각각 5%씩 15% 정도의 지분 참여를 했다.
23공구(3천164억원)는 대림이 44%를, 신흥과 인터불고 등 대구 업체 3곳이 지분 15%를 확보했고 24공구(3천951억원)는 대우가 55%의 지분 참여를 했지만 대구 업체는 1곳이 5%의 지분 참여를 하는 데 그쳤다. 23공구에서는 대전이 본사인 계룡건설이 16%의 지분을, 24공구에서는 부산 경남 업체 3곳이 15%의 지분 확보를 해 대구 건설사보다 수주 금액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건설사들은 "1차 발주로 낙동강 정비 사업 대구 구간은 끝났다. 대구 구간의 지역 참여업체가 고작 6개사에 불과하고 수주액도 전체 금액의 10%를 조금 넘는다. 낙동강 구간 전체 턴키 금액(5조원)에 비하면 대구 건설사들의 수주 실적은 참여에 의미가 있는 정도"라고 밝혔다.
대구 구간 참여를 기대했던 한 업체 CEO는 "건설업체들의 수주 자세에도 문제가 있지만 더 큰 원인은 대구시의 안일한 태도와 국회의원들의 무성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경제단체 한 관계자도 "극심한 환경문제가 야기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4대 강 살리기 사업에 동의했던 것은 지역 업체들의 참여가 늘어나 이것이 지역 경기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완전 남의 잔치가 되게 됐다. 이제 와서 반대할 수도 없고 업계, 대구시, 지역 국회의원 모두 정말 한심하다"고 했다.
대구경북 건설사들은 "지역업체 전체 지분이 1군 업체 한 곳의 수주액보다 적은 것이 말이 되느냐, 당초 정부가 지역 업체 참여 비율(20%)을 지나치게 낮게 잡은데다 1군 업체들도 지역 건설사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어 결국 20년 만에 최대 국책 사업이 역외 업체들만의 잔치로 끝나게 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북지역 건설사들은 대구보다는 양호한 수주 실적을 거뒀다. 30공구에서는 포스코가 주간사로 참여한 것을 비롯해 유성건설, 진영종합건설 등 4개사가 20%의 지분을, 32공구(주간사 삼성)와 33공구(주간사 현대산업개발)도 각각 20%와 25%의 지분 참여를 했다. 동양종합건설 등 2개사는 3개 공구에서 15%의 지분을 확보했다. 경북업체들은 대구경북 공동 구간인 23공구와 24공구에서도 10%와 15%씩의 지분 참여를 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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