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리온스, 김승현 연봉 협상 논란…'뒷돈'이 문제?

'뒷돈'이 문제였나. 프로농구 대구 오리온스와 팀 전력의 핵 김승현 사이의 연봉 협상 과정이 이해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진행되면서 이면 계약으로 인한 뒷돈 탓에 일이 꼬였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6월30일 오리온스는 김승현이 역대 최고액인 7천200만원을 요구, 구단이 제시한 6억원과 차이를 좁히지 못해 연봉 조정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7억2천만원은 한국농구연맹(KBL)이 규정한 1인 연봉 상한선(샐러리캡 18억원의 40%). 지난 시즌 부진했던 김승현이 연봉 인상을 요구했다는 말에 비난의 화살이 집중됐다.

하지만 김승현쪽은 곧 구체적인 액수를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고 오리온스 역시 연봉 협상 시간을 더 갖기 위해 임의로 적은 액수라고 했다. 다만 액수가 정확히 나오지는 않았으나 김승현쪽에서 지난 시즌(5억5천만원)보다 더 많은 액수를 원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한데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면 의문은 가라앉지 않는다. 팀이 꼴찌로 추락한 2007-2008시즌이 끝난 뒤 8천만원 삭감된 연봉에 사인했던 김승현은 지난 시즌 허리 부상으로 제대로 뛰지 못했고 팀도 한 계단 올라선 9위에 머물러 연봉 인상 요인을 찾기 어렵다. 그럼에도 김승현은 물론 오리온스조차 5천만원 인상된 금액을 제시했다.

양쪽 모두 자세한 이야기는 밝히지 않고 있다. 때문에 김승현이 2006년 자유계약 선수(FA)가 되면서 오리온스와 5년간 연봉 4억3천만원의 조건으로 계약한 것 외에 이면 계약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것. 당시에도 실제 계약 금액이 두 배는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결국 뒷돈이 이 사태의 원인이라는 지적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는 상태.

2006년 당시 FA 선수들의 몸값과 샐러리캡 사이에서 고민하던 구단들에게 이면 계약은 다반사였다. 2007년 KBL 이사회는 뒷돈 근절을 결의, 이미 계약된 뒷돈은 매년 조금씩 정리금 형식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2008년 뒷돈이 모두 정리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번 일을 보면 오리온스와 김승현은 아직 이를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오리온스가 두 시즌 연속 부진했던 김승현에게 당초 약속한만큼의 뒷돈을 주지 않겠다고 하면서 이번 일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8일 오후 연봉 조정을 위한 KBL 재정위원회가 열린다. KBL의 조정안을 양 측이 받아들일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연봉 협상을 둘러싼 고질적 문제점이 불거진 것 같아 씁쓸함을 안겨주고 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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