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넓은 땅과 두 번째로 많은 사람들, 그리고 수많은 유적과 신들이 있는 인도의 수도 델리에서 야무나강을 따라 남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아그라(Agra)는 인도 고대 산스크리트 대서사시인 마하바라타에 기원전 3세기 '천국의 정원'이란 뜻을 가진 아그라바나(Agrabana)라는 도시로 기록돼 있을 정도로 역사가 깊은 도시이다.
아그라는 16~19세기 인도를 점령한 이슬람 제국인 무굴 제국의 3대 황제 악바르가 수도로 정한 후 1638년 샤 자한이 델리로 수도를 옮기기 전까지 강대하고 융성했던 제국의 중심으로 약 1세기 동안 짧지만 강렬한 번영을 누렸다. 현재 아그라를 대표하고 이슬람 건축의 진수를 보여주는 타지마할과 붉은 사암으로 성벽을 쌓아 만든 아그라성을 포함한 대부분의 유적들이 이 무굴 시대에 지어졌던 것들이라 하니 당시 무굴 제국이 얼마나 강대했는지를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인도는 너무나 넓고 볼거리가 많아 짧은 일정으로 인도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어디를 둘러봐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하지만 대부분 인도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인 타지마할이 있는 아그라를 일정에 넣게 될 정도로 타지마할은 인도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이다.
1983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타지마할은 무굴 제국의 5대 황제였던 샤 자한(Shah Jahan)이 당시 얼마든지 애첩을 거느릴 수 있었음에도 14명의 자식을 낳게 했을 만큼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왕비 뭄타즈 마할(Mumtax Mahal)의 죽음을 애도하며 만든 무덤이다.
마지막 자식 출산 후 죽은 그녀를 위해 샤 자한은 무굴 제국은 물론 유럽'중국 등 당시 세계 최고의 건축가와 기술자들을 불러들이는 한편 2만명이 넘는 인력과 천마리가 넘는 코끼리를 동원해 22년간 대공사를 진행하였으며, 타지마할 완공 후 다른 곳에 이보다 아름다운 건축물을 짓지 못하도록 공사에 동원된 노동자들의 손가락을 잘라 버렸다.
또한 타지마할 내'외부 장식을 위해 쓰인 수많은 보석들은 이집트'중국'티베트'터키 등 세계 각지로부터 수입됐고 바닥'벽면의 대리석과 붉은 사암은 최고급으로만 썼다. 이는 당시 강대했던 무굴 제국으로서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액수의 돈이 쓰였기 때문에 훗날 무굴 제국이 멸망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타지마할은 건축 당시 많은 국민들을 힘들게 했으며 훗날 많은 이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사치스러운 무덤'이라는 비아냥섞인 목소리로 불리어졌지만 현재는 전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수많은 여행자들의 발길을 아그라로 이끌게 하고 있다.
붉은 사암으로 만들어진 정문을 통과하면 가로 300m, 세로 500m의 넓은 부지 중앙의 수로 양 옆으로 넓은 정원이 펼쳐지고 그 앞으로 완벽한 좌우 대칭을 이뤄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타지마할이 하얗게 반짝이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벽면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는 보석과 아치 위로 쓰여져 있는 코란을 감상한 후 내부로 들어서면 대리석으로 만든 샤 자한과 뭄타즈 마할의 관이 놓여 있다. 여행자들이 볼 수 있는 관은 빈 관이고, 실제 관은 지하의 묘에 안장돼 있다.
전체 길이 2.5km, 높이 20m에 이르는 성벽을 붉은 사암을 이용해 만들어 노을질 무렵 더욱 강렬하게 빛나는 아그라성은 타지마할과 더불어 아그라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1565년 악바르 황제가 건축을 시작한 이후 샤 자한이 증축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밖에서 보면 단순한 건축물이지만 성 안으로 들어서면 타지마할이 보이는 8각탑 무삼만버즈, 강연장인 디완이암, 진주 모스크라 불리우는 모티 마스지드 등이 화려하게 내부를 꾸미고 있다.
아그라성이 여행자들에게 더욱 유명해진 것은 샤 자한이 타지마할을 건축하는데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을 들인 결과 국고가 바닥나다시피 해 1658년 그의 아들 아우랑제브에 의해 폐위가 된 후 아그라성에 갇혀 타지마할을 바라볼 수 있는 8각탑 무삼만버즈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타지마할을 바라보면서 뭄타즈 마할을 그리워하며 여생을 보냈기 때문이다.
김종욱
[Tip] 숙소 옥상에 올라가 타지마할 보이는지 확인
△ 시간에 따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타지마할
낮에는 햇빛에 하얗게 빛나는 모습을, 해질 무렵에는 노을에 붉게 물든 금빛으로, 대지에 어둠이 내린 후 달빛이 비치면 푸른빛으로 타지마할은 옷을 갈아 입는다. 특히 어둠을 밝게 비쳐주는 보름달이 뜨는 날의 타지마할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기 때문에 보름달이 비추는 밤에는 많은 이들이 타지마할을 보기 위해 방문한다.
△ 숙소
타지마할 근처 숙소를 잡으려면 숙박비를 지불하기 전에 꼭 숙소 옥상에 올라가 타지마할이 보이는 지를 확인하자. 숙소 옥상에 앉아서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며 시시각각 변하는 타지마할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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