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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가면 언제 올고 …" 전통상여 소리·행렬 시연

대구시 무형문화재 제7호인 송문창 선생이 이끄는 공산농요보존회원들이 11일 경산 하양읍 무학산 중턱으로 이건 복원한 상엿집 앞에서 전통 장례행렬 시연을 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대구시 무형문화재 제7호인 송문창 선생이 이끄는 공산농요보존회원들이 11일 경산 하양읍 무학산 중턱으로 이건 복원한 상엿집 앞에서 전통 장례행렬 시연을 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인제 가면 언제 올고 한 번 가면 못 온단다, 오흥 오흥 오흥차 오흥. 빈손으로 태어나서 빈손으로 돌아가네, 오흥 오흥 오흥차 오흥…."

11일 경산 하양읍 무학산 중턱, 선(先)소리꾼 송문창 선생(대구시 무형문화재 제7호)이 구성진 앞소리를 메기면 상여를 맨 상여꾼들이 뒷소리를 받으면서 상여를 운반하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이날 행사는 영천 화북면에 있다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상엿집을 지난 3월 무학산으로 옮긴 후 (사)국학연구소 대구경북지부(지부장 황영례)가 마련한 우리 전통 문화 복원 한마당.

이날 상여 행렬 시연은 단순한 퍼포먼스가 아니라 우리 전통 문화가 소멸되지 않고 다시 세계 속의 문화 유산으로 거듭나는 과정에 있음을 보여줬다. 참가자들은 상엿집 보존의 필요성과 무학산 상엿집 복원과정을 살펴보고, 지금은 듣거나 보기 어려운 상여 소리와 상여 행렬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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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연은 상사의 혼을 좇는 역할을 하는 방상(方相)이 앞서고 이어 만장(挽章·죽은 이를 슬퍼하여 적은 글)과 명정(銘旌·죽은 사람의 관직과 성씨 따위를 적은 기), 공포(功布)와 혼백을 모신 요여(腰輿), 상여가 나갔다. 상주와 일꾼, 관람객들이 뒤를 따랐다.

이날 행사를 지켜본 국학연구소 서굉일(한신대 명예교수) 소장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이 민족문화를 말살하기 위해 상엿집을 훼손했다. 또 해방 이후 근대화에 따라 사라진 측면도 크다. 하지만 한국에만 유일하게 남아 있는 공동체를 다지는 축제이기 때문에 잘 보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비 2천여만원을 들여 영천에 있던 상엿집을 무학산으로 옮기는데 큰 역할을 한 국학연구소 대구경북지부 조원경 고문은 이 상엿집이 전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가치가 높은 상엿집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상엿집이 건립 연대가 없지만 무학산 상엿집 상량문에는 1891년 세 번째로 옮겼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고건축 전문가들은 250∼300년쯤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상엿집 거의 대부분이 외부 벽은 흙담이고 내부 흙 평지에 상여를 보관했으나 무학산 것은 누각(왼쪽 두 칸 마루와 오른쪽 한 칸은 창고형태의 3칸) 건물이다. 많은 희귀자료들도 나왔다고 한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장성혁 동영상기자 jsh052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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