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신암초교 3,4학년 '경제교실' 재밌게 배워요

대구신암초교에서 매주 금요일 운영하는 경제교실에서는 학생들에게 건전한 경제생활태도를 길러주고 있다.
대구신암초교에서 매주 금요일 운영하는 경제교실에서는 학생들에게 건전한 경제생활태도를 길러주고 있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옛말처럼 경제적 자립은 인간다운 삶의 기본조건이다. 어린 학생들에게 성인이 돼서 자신과 가족을 경제적으로 부양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교육활동 중 하나이다. 경제교육 역시 어릴 때부터 조기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구신암초등학교에서는 매주 금요일이면 3, 4학년을 위한 경제교실이 열린다. 맞벌이 가정 자녀 등을 위해 만들어진 이 교실에서는 어렵게만 생각했던 경제를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 '짱'이다. 최근 이 학교에서 열린 경제교실에서는 초등학생과 강사들의 문답식 경제교육이 한창이었다. '경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해요?'라는 대학생 강사 누나의 질문에 '돈 많이 버는 거요' '은행에 저축하는 거요'라는 답에서부터 '기업이 물건을 만들어 시장에 내다 파는 거요' '열심히 장사하는 거요'라는 등 다양한 대답이 이어진다. "모두 정답이이에요. 어린이 여러분은 커서 하고 싶은 꿈이 있을 거예요, 나중에 꿈을 이루려면 경제를 잘 알아야 해요, 지금부터 경제가 무엇인지 자세하게 알아보기로 해요."

경제교실에 참여한 3학년 정세영군은 "수업시간에 노래도 부르고 만들기도 하고 발표도 많이 할 수 있다. 특히 소비를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배울 수 있는 시장놀이가 가장 재미있다"고 했다. 4학년 이지은양은 "그동안 은행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했는데 수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꾸준히 저축하는 습관을 기르겠다"고 좋아했다. 같은 학년 권지은양은 "분배를 배울 때 종이 배 접기를 했는데 그때 다 같이 큰 배를 접으면서 분배라는 것을 배울 수 있어서 독특했고 기억에 남는다"며 활짝 웃었다.

수업의 진행은 대구지역 대학생들로 이루어진 비영리 지식봉사단체인 'C.E.O.club'에서 맡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이곳에서 경제교육이 필수적인 아이들에게 쉽게 경제개념을 가르치고 있다.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습득하도록 하는 것이 살아있는 경제교육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지은(25·대구대 회계학과)씨는 "아이들이 미래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발표하는 것도 부끄러워하고 집중이 어려웠던 아이들이 점점 진지해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뿌듯해진다"고 했다. 강대훈(26·영남대 경제금융학과)씨는 "봉사 활동이라고 하지만 오히려 기쁨을 얻는 것 같다. 올바른 경제 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고민도 많이 한 만큼 수업이 진행되면서 의식이 달라지는 아이들의 모습에 무척 뿌듯함을 느꼈다"며 "누군가에게는 단지 경험의 일부분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꿈으로 가는 길목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많이 미안했다"고 했다.

신암초교 이윤지 교장은 "학교에서도 경제 교육을 하고 있지만 저소득층 가정 학생들이 가난의 대물림을 끊어버리도록 하려면 학교 교육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단체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교육에 동참해야 효과적"이라며 "앞으로 저소득층이나 다문화가정 어린이를 위한 교육에 정성을 쏟겠다"고 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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