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맨홀 뚜껑 'KS제품'대신 '실용신안 제품' 시공

안동 경북바이오산업단지 상·하수도 맨홀 뚜껑 시방서와 달라 '말썽'

안동시 풍산읍에 조성 중인 경북바이오산업단지에 설치한 상·하수도 맨홀뚜껑이 시방서에는 'KS제품'이었으나 시공 과정에서 '실용신안 제품'으로 뒤바뀐 사실이 드러나 말썽을 빚고 있다.

게다가 시공업체가 새롭게 구입한 이 제품은 무게와 재질 등 시방서에 표기된 제품규격에 크게 미달하거나 달라 주변에서는 납품업체 선정을 둘러싼 또 다른 의혹이 있는 게 아니냐는 여론도 나돌고 있다.

공사를 맡고 있는 안동의 A업체는 최근 바이오산업단지 내 도로 맨홀뚜껑 설치작업을 하면서 '구상흑연 주철'로 만들어진 '무게 68kg'의 '실용신안 제품' 200여개를 구입했다. 하지만 이 제품은 당초 시방서에서 '회주철'로 만든 '무게 135kg'의 'KS제품'을 사용하라는 내용에 미달하거나 다른 것이다.

이 때문에 다른 업체 관계자들은 "실용신안 제품이라는 것은 새로운 신제품의 개념이지 국가가 인정하는 제품의 개념은 아니다"며 "관급공사에서 시방서에 KS제품 사용으로 표기된 것을 임의로 변경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업체 측은 "그동안 맨홀뚜껑은 무게만으로 자동차가 지나갈 경우 덜컹거림과 뒤틀림 현상을 잡아주었지만, 이 제품은 무게가 가벼운 반면에 맨홀뚜껑과 맨홀틀을 견고하게 잡아주는 볼트 잠금장치가 설치돼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 관계자는 "KS제품에는 아직까지 잠금장치를 인정하지 않으며, KS제품이라 해도 무게가 미달할 경우 KS자격을 박탈하는 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며 "KS제품을 사용해야 할 관급공사에 임의대로 다른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한편 전주환 감리단장은 "시방서에 표기된 제품보다 우수할 경우에는 변경할 수도 있다"며 "새롭게 납품된 제품에 대한 강도실험 등을 통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전면 교체 시공토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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