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20분간의 혈투…대구FC, "FA컵 아쉽다"

120분간의 혈투와 승부차기가 남긴 것은 허탈감이었다. K-리그 최하위의 굴욕을 FA컵 4강 진출을 통해 단번에 만회하려던 계획은 승부차기의 실패와 함께 허공에 날아가버렸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고개를 좀체 들지 못하고 믹스트 존을 힘없이 빠져나갔다.

대구FC가 15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전 시티즌과의 2009 하나은행 FA컵 8강전에서 승부차기에서 3-5로 패하면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대구는 지난해 FA컵에서는 4강에 진출했었다. 이날 패배에 따라 대구는 올 시즌 피스컵과 FA컵에서 모두 중도 탈락했고, 향후 K-리그 일정만 남게 됐다. 그러나 K-리그에서 꼴찌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올 시즌 자칫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대구는 대전을 맞아 가용 선수들을 모두 동원하며 연장전까지 총력전을 펼쳤지만 1대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양 팀의 첫 번째 키커가 모두 골을 성공시켰고, 대전의 두 번째 키커가 골을 넣으면서 1-2 상황. 대구의 두 번째 키커로 나선 방대종은 그러나 슈팅 방향을 읽히면서 실축, 대구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평소 페널티 킥에서 자신감을 보였고, 변병주 감독도 믿었던 방대종이었던 탓에 실망감도 그만큼 컸다. 양 팀의 세 번째와 네 번째 키커가 모두 골을 성공시켜 스코어는 3-4. 대전의 마지막 키커 스테판이 나섰다. 골키퍼 백민철이 막으면 대구에 한 가닥 희망이 있지만 실패하면 승부는 끝.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스테판이 골대 왼쪽으로 강하게 공을 찼고, 백민철은 오른쪽으로 몸을 던지면서 승부는 갈렸다.

대구는 후반 3분, 이슬기가 페널티 킥을 성공시키면서 1대0으로 리드, 승리를 예감하는 듯했다. 변 감독은 곧바로 중앙 수비수 펑샤오팅을 투입해 뒷문 단속에 나섰고, 후반 12분에는 용병 레오 대신 장남석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2분 후, 대전의 나광현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이후 대구는 바울의 날카로운 침투 패스에 이은 슈팅을 여러 차례 날렸지만 골망을 흔들지는 못했고, 대전 역시 대구의 밀집 수비를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연장전에서도 양 팀은 몇 차례씩 슈팅을 날렸지만 승부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성남 일화는 포항 스틸러스를 2대1로 눌렀고, 수원 삼성은 전남 드래곤즈를 3대0으로 물리쳤다. 전북 현대는 제주 유나이티드를 5대2로 완파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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