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계성고·경북-김천고 자사고 지정

상위권 고교입시 큰 변화 올듯

대구경북에서 계성고와 김천고가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로 지정되면서 고교 선택의 폭이 기존 일반·전문계고, 특수목적고에 이어 자사고, 마이스터고, 과학영재학교(대구는 2011년 개교) 등으로 확대돼 고교 입시와 학교 간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대구시교육청과 경상북도교육청은 15일 교육과학기술부와 협의를 거쳐 계성고와 김천고를 자사고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계성고와 김천고는 각각 오는 12월, 11월 학생을 선발해 내년 3월 개교한다. 시교육청은 대구 소선여중의 자사고 전환은 여중생 배정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잠정 유보했다고 덧붙였다.

자사고는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에 따른 교과 이수 단위의 50% 이상만 충족하면 나머지를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다. 학생 선발은 계성고의 경우 대구 전역과 인근에 고교가 없는 고령군 다산면 학생들에 한해, 김천고는 경북지역 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외국어고·과학고와 같이 일반계고 전형에 앞서 이뤄진다.

자사고 개교는 고교 입시에 적지 않은 변화와 함께 학교 간 경쟁을 유발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자사고는 등록금이 비싼 부담은 있지만 일부 교과목을 확대 편성하거나 교과교실제, 무학년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어 상위권 학생들이 많이 지원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해(2010학년도)부터 특목고와 자사고에 대한 복수 지원이 금지되고, 외국어고의 경우 해당 지역 학생들로 지원 자격이 제한돼 치열한 입시 경쟁이 예상된다.

일반계고들은 우수 학생들이 특목고에 이어 자사고로 빠져나갈 것을 우려,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자구노력이 불가피한 입장이다. 수성구 A사립고 교장은 "최상위권 학생들의 특목고 진학률이 높은데다 자사고까지 생기면 일반계고에 지원하는 우수 학생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계고가 학생과 학부모들의 선택을 받으려면 학력 향상 등 가시적 성과를 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고가 '고교 다양화'란 취지와 달리 명문대 진학을 위한 학교로 변질될 경우 고교 서열화 및 양극화, 사교육 등을 더욱 부추길 것이란 지적도 있다. 교육과정 증감 운영이 어느 정도 가능해 국어·영어·수학 등 입시 위주 수업이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교조 대구지부 김병하 사무처장은 "자사고는 고교 다양화를 핑계로 만든 '귀족학교'로 고교평준화의 근간을 무너뜨리면서 입시 과열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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