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세정기자의 음식탐방]대구한방병원 약선실 손영숙 실장

"대표적인 보양음식 삼계탕도 모든 이들에게 좋은 건 아니에요. 자기 체질에 맞는 보양식을 먹는 것이 가장 좋은 건강법이죠."

8년째 약선요리를 연구하고 있는 대구한의대 부설 대구한방병원 약선실 손영숙(63) 실장은 '음식이 약'이라고 믿고 있다. 실제로 자신도 음식으로 병을 고쳤다. 2002년 너무 무리한 활동 끝에 지독한 대상포진이 찾아왔고,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로 악화됐다. 원래 전통요리를 해오던 그는 그 때부터 약선요리를 공부하기 시작해 자신의 몸에 적용시켰다. 그랬더니 몸은 천천히 치료됐고 건강검진 몇 가지 항목에서 '요주의' 판결을 받았던 남편도 건강해졌다.

그렇다면 약선요리는 무엇일까? "몸에 음양만 맞으면 병이 없어요. 양이나 음에 치우치면 병이 생기는 거죠."

그는 음식에도 더운 음식과 찬 성질의 음식이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닭은 열이 많은 음식. '이열치열'의 관점에서 삼계탕을 찾지만 여름에는 오히려 찬 성질을 지닌 오리를 먹는 것이 좋다.

요즘 '약선요리'라고 이름 붙인 곳도 많지만 사실 약선요리는 대중화하기 힘들다. 한 사람 한 사람 체질에 꼭 맞는 음식을 찾아내고 조리하는 것이 약선요리이기 때문이다.

그는 무엇보다 음식의 재료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는 텃밭에 직접 채소를 길러 식재료로 사용한다. 현대인의 식생활이 불행한 이유는 '진짜 무공해'가 없기 때문이다. 이미 땅과 공기가 오염된 데다 농약을 사용해 음식이 진정 약이 되기 힘들다. 그는 한의학 서적에도 나오는 감두탕(상자기사 참조)을 만들어 농약을 해독해서 식재료로 쓴다. 해산물의 독 때문에 고생하다가 감두탕을 마시고 곧바로 해독을 체험한 경험이 있어 더욱 신뢰하는 방법이다.

대구한의대 부설 대구한방병원 약선실(053-770-2217)을 일반인들도 이용할 수 있다. 미리 전화로 자신의 체질을 얘기하고 예약하면 그에 맞는 음식을 만들어준다. 단, 오신채와 고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대구한의대 김미림 교수에게 여름철 보양식이 될 만한 약선요리를 소개받았다. 김 교수는 오리녹두죽과 생맥음과편, 댓잎차를 추천했다. 이 가운데 생맥음과편의 경우 한천을 넣고 굳히면 다이어트에 좋은 다식이 되고, 그냥 차로 마셔도 더위를 식히는 데에 좋다. 댓잎차는 열을 내리고 진액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여름철에 좋은 차다. 조리는 손영숙 실장이 맡았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농약을 해독하는 감두탕

감초 1컵, 쥐눈이콩(약콩) 1컵, 물 10컵을 넣고 물이 절반 분량이 될 때까지 달인다. 걸러서 냉장보관한다. 감두탕은 해독작용을 하기 때문에 미리 만들어 냉장보관하면 좋다. 야채를 씻을 때 야채 1kg에 감두탕 1스푼 정도 비율로 물에 담가뒀다가 먹으면 농약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다. 3일 이내 사용하는 것이 좋다.

●여름철 보양되는 약선요리

##오리녹두죽과 오리말이

쭏 재료

오리녹두죽 : 통오리 한 마리, 녹두1컵, 멥쌀 2컵, 하엽(연잎)1컵.

오리말이 : 오리살 포 뜬 것, 당근, 시금치, 목이버섯.

쭏 만들기

① 통오리 한 마리는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고, 녹두와 멥쌀은 씻어 불려 둔다.

② 솥에 준비한 ①과 하엽을 넣고 적당히 물을 부어 50분 정도 끓인다.

③ 오리 살을 포를 떠서 발라내어 소금'후추로 밑간을 하여 준비해 둔다.

④ 당근은 채 썰고 시금치는 살짝 데쳐두고 목이버섯은 불려서 참기름'소금'후추로 밑간을 한다.

⑤ ③을 펼쳐서 ④를 얹은 후 김밥처럼 말아 실로 묶어 김 오른 찜통에 20분간 찐다.

⑥ ②의 오리죽과 ⑤의 오리말이를 각각 적당한 그릇에 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