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보행자 중심 교통체제 제대로 확립하려면

대구 중앙로에 행인이 많이 는다고 한다. 대중교통전용지구 사업에 부수해 인도를 상당폭 넓힌 결과다. 외환위기 사태 후 찾는 이가 줄기만 했던 중앙로 서편 지구 상가들이 특히 효과를 실감한다고 했다. 도시 교통에 대한 인식을 자동차에서 사람 중심으로 전환한 성과다. 대구에서 근래 추구되는 가장 주목할 변화 중 하나가 이것이다.

같은 취지에서 중앙로 동편 동성로 지구는 아예 보행자 전용도로로 꾸며지고 있다. 걸맞게 공공디자인 개선 사업까지 일 년여째 시행 중이다. 그 중 최근 완공된 1차 사업 구간은 공원같이 달라졌다. 작년부터 시도되는 육교 철거 혹은 엘리베이터 설치 등에 바탕된 마인드도 같은 것이다. 그저께는 남구청이 앞산 먹을거리타운 일대를 같은 유형의 '웰빙 스트리트'로 꾸미기로 결정했다. 100억 원이나 투자한다니 사업 성과에 기대를 갖게 한다.

이런 변화가 아직은 부분에 그치는 듯해 아쉽다. 앞산공원 밑 옛 순환로가 예다. 그 중 대덕아파트∼큰골(관리사무소) 사이엔 근래 말끔한 인도가 만들어졌다. 오랜 세월 방치하던 행인 안전을 뒤늦게나마 챙긴 셈이다. 그러나 이어지는 큰골∼주차장(버스 종점) 구간은 여전히 위험천만이다. 인도는커녕 갓길마저 자동차들에 잠식당해 있다.

횡단보도 운용 방법도 좀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 중앙로엔 앞으로 그걸 두 배 이상 늘려 행인들이 어디서나 쉽게 건너다닐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하지만 횡단보도 숫자를 대폭 늘리고 신호 간격을 좁혀야 할 곳은 이곳뿐이 아니다. 새롭게 사람 중심 교통 체제로 바꾸려면 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밑그림부터 다시 그려야 한다. 종합적인 도로 운용 바탕을 먼저 완성한 뒤 접근해야 제대로 이뤄낼 수 있다. 보행자 배려 정책이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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