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피플&피플]예인색소폰동호회

색소폰은 인간의 영혼을 맑게 하고 심금을 울린다. 색소폰 소리는 개개인의 감정에 따라 각기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짙은 호소력은 물론 우리 민족 전통의 정서인 한(恨)도 서려있다. 인간의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해서 일까. 대구에도 색소폰 애호가들이 5천여명에 이를 정도로 대중화하고 있다.

색소폰의 짙은 매력에 빠져 지난해 5월 결성된 예인색소폰동호회(http://cafe.daum.net/kims.music, 010-3452-3518). 같은 동네에서 음악을 사랑하는 몇몇 사람이 의기투합해 시작하게 됐다. 김규백(52) 회장은 "결성한 지 1년밖에 안 됐지만 30여명의 회원이 활동할 정도로 활기차다"며 "매주 수요일이면 어김없이 연습실에 모여 기량 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자영업'주부'군인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회원들이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은 한결같다. 음악뿐 아니라 각기 다른 직종의 경험도 공유해 사회경험의 폭도 넓히는 일석이조의 장점도 있다. 중년층들이 주류이지만 60대 이상 회원도 있으며 대구 근교 등 멀리서도 참여할 정도로 열기가 후끈하다. 지휘를 맡은 김석원(47)씨는 "색소폰은 나이에 관계없이 다루기 편하며 복식호흡법이나 소리 내는 법 등 기본적인 기량만 배우면 쉽게 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복식호흡 훈련을 하면 건강 증진에도 도움이 되며 오른손'왼손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치매 예방에도 좋다고 덧붙였다.

농장을 하는 윤두민(55) 회원은 "나이가 들어서도 여가활동에 좋고 옛날 노래를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며 "힘든 농장일이지만 쉬는 시간 색소폰을 연주하면 피로가 싹 가신다"고 말했다. 주부인 신승매(52) 회원은 "여가시간에 불우시설을 찾아가 공연을 하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최두영(41'자영업) 회원은 "노력한 만큼 하루하루 기량이 늘어 성취감은 물론 생활에 큰 활력소가 된다"고 말했다. 허승욱(51'의사) 회원은 "불필요한 모임에 가지 않아 알차게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그만이다"고 예찬론을 늘어놨다.

이뿐만 아니라 가족을 위해 연주하면 부부관계 개선은 물론 가정의 화목도 가져온다. 한 회원은 가족밴드를 만들어 가정에 아름다운 화음을 울려퍼지게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음악사랑은 물론 이 동호회의 또 다른 모토는 음악을 통한 봉사활동이다. 지난 연말 대구시립의료원 암센터 환우들 위문공연을 위시해 지체부자유 시설 등을 찾아 크고 작은 공연을 펼쳐왔다. 앞으로는 주기적으로 주민들에게 음악봉사를 할 계획도 갖고 있다. 아직은 소규모 앙상블 수준이지만 대구와 경산을 아우르는 오케스트라를 결성해 교도소'양로원'재활원 등을 찾아 갈 준비를 하고 있다.

김 회장은 "내년 2월까지 40인조 오케스트라를 결성해 품격높은 연주를 펼칠 것"이라며 "특히 교도소를 찾아 재소자 교화를 위한 위문공연을 활발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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