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쌓이는 쌀…높아가는 농촌 한숨

"890 운동을 아시나요."

쌀이 잘 팔리지 않고 가격이 떨어져 가을 수매를 앞둔 농민들이 울상이다. 지방자치단체와 농협이 쌀 소비 촉진운동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으로, 쌀 재고 해결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상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경북지역 쌀 생산량은 약 65만9천t으로 전년에 비해 10.8% 증가했다. 반면 1인당 연간 쌀소비량은 같은 기간 76.9㎏에서 75.8㎏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5월 말 현재 경북지역 쌀 재고량은 7만8천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4% 증가했다. 농협과 민간 미곡종합처리장(RPC)에는 각각 5만8천t과 2만t의 쌀이 쌓여 있다. 이는 97만5천가마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에 따라 경북도와 각 시·군이 쌀 판매에 팔을 걷어붙였다. 경북도는 다음달 말까지 23개 시·군 및 농협과 함께 쌀 재고량 소진과 산지 쌀값 안정을 위해 '쌀 소비 팔구제로(890) 운동'을 벌이고 있다. 2008년산(8) 쌀을 9월(9)까지 재고를 없애 제로(0)로 만들자는 의미다.

경북도는 ▷경북 쌀 사고 팔아주기 ▷면류 대신 경북 브랜드쌀과 지역쌀 구입하기 ▷자녀와 청소년에게 아침밥 먹이기 지도 ▷1가정 쌀 1포 더 갖기 등의 쌀소비 운동에 나선다. 7, 8월에는 대구경북지역에서 마라톤대회와 걷기대회, 등산 등 각종 스포츠와 연계한 경북 쌀 사랑 행사와 아침밥 먹기 캠페인도 가진다.

또 쌀 기부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각종 기념행사 때 화환 대신 쌀을 선물하고 이를 다시 소외계층에 기부하는 '우리 쌀 선물하기'를 권장하는 한편, 농협과 함께 포항과 영덕 등 피서지와 대구지역 식당가에서 쌀 판매 행사를 열 계획이다.

고령군도 14일 고령옥미로 만든 주먹밥과 떡을 초등학생과 주부들에게 나눠 주면서 쌀 소비촉진 캠페인을 가진 데 이어 하루 3끼 밥 먹기 등 다양한 행사를 열 계획이다.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입맛에 길들여진 밀가루 음식 대신 우리 쌀로 만든 쌀국수와 쌀자장면 등을 학교급식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 측의 협조와 쌀국수 제조용 정부미 가격 인하, 급식비 지원 등이 뒤따라야 한다.

경북도 엄기헌 식품유통과장은 "지역 쌀을 구입하고 많이 먹으면 경북 농민들을 돕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고품질 쌀 생산과 쌀국수 가공 등 새로운 쌀수요 개발과 수출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령·최재수기자 biochoi@msnet.co.kr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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