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가 어제 북한 2차 핵실험에 대한 제재 방안을 확정했다.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등에 깊숙이 관여한 개인과 남천강 무역회사, 조선 원자력총국 등 기업'기관에 대해 여행 금지와 해외 자산 동결 등의 제재 조치를 취한 것이다. 미사일 제조 등에 쓰이는 2개 물자에 대해서도 거래를 단속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제재는 지난달 12일 채택된 안보리 결의 1874호에 따른 후속 조치로 실질적인 대북 제재 방안이다. 리제선 북한 원자력 총국장 등 개인 5명이 처음으로 제재 리스트에 올랐고, 제재 대상 기업과 기관도 지난 4월 지정된 단천상업은행 등 3곳을 포함해 모두 8개로 늘어났다. 유엔 외교관들은 이번 조치가 무역의 상당 부분을 무기 판매에 의존하고 있는 북한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안보리 제재위는 이날 제재 대상을 확정하면서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의도치 않은 결과를 최소화하도록 고안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대상 선정 과정에서 관련국들의 입장을 고려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북측 사정도 배려한 것이다. 그럼에도 북측이 "반세기 이상 제재받고 살았는데 제재해도 끄떡없다"고 호기 부리는 것은 헛소리에 불과하다.
북측은 북핵 6자회담 2'13 선언 당시 방코델타아시아(BDA)에 있는 북한 계좌를 풀어달라고 통사정하다시피 했다. 그때와 비교해 북측 경제 사정이 나아졌을 리 만무한데도 또다시 해외 자산 동결 조치를 받게 돼 지금 속사정이 어떨지 충분히 읽어내고도 남는다. 돈줄이나 다름없는 무기 및 핵 확산 관련 기업들이 세계 어느 나라와도 금융 거래를 못 할 상황에 처했는데 고추 먹은 소리나 하는 것은 그만큼 속이 타들어 간다는 방증이다.
최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제15차 비동맹운동 정상회의에서 "6자회담은 영원히 끝났다"고 발언했다. 이는 6자회담 파탄의 책임이 북측에 있음에도 사태를 호도하려는 궤변에 불과하다.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도 아무 책임도 없는 양 발뺌하는 것은 씨알도 먹히지 않는 억지다.
미 오바마 정부가 다양한 대북 압박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호시탐탐 도발을 노리고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다면 국제 정세가 북측에 결코 유리할 게 없다. 강성대국 만든답시고 비싼 비용 들여 미사일이나 쏴 대고 또다시 핵 도발 유혹에 빠져들 경우 북한 체제 유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고 상황 파악부터 하는 게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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