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승세로 상위권을 넘보던 삼성 라이온즈가 주전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고비를 맞았다. 포수 진갑용에 이어 부동의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어깨 부상으로 당분간 결장이 불가피하게 된 것. 전력 공백이 크지만 삼성은 외국인 투수 1명이 새로 수혈되고 안지만이 곧 복귀한다는 것에 희망을 걸고 있다.
한 때 7위로 추락했던 삼성은 선발 투수진의 호투와 타격의 상승세로 다시 순위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11일 진갑용이 SK 와이번스전에서 송은범이 던진 공에 맞아 왼쪽 팔목 골절상을 입었다. 부상 부위에 16일 철심을 박아 당분간 결장이 불가피한 데다 현재윤마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삼성은 급히 좌완 불펜 지승민과 두산 베어스의 포수 채상병을 교환해야 했다.
16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11대10으로 앞선 9회초 등판해 임재철을 삼진으로 솎아낼 때만 해도 오승환의 상태는 좋아 보였다. 하지만 김현수와 김동주를 안타와 볼넷으로 내보낸 뒤 최준석의 타석 때 볼카운트 0-2에서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검사 결과 오른쪽 어깨 근육 앞쪽이 조금 찢어져 한달 반 정도 마운드에 서지 못하리라는 진단을 받아들었다.
강한 불펜이 최대 장점인 삼성에게 국내 최고로 꼽히는 포수와 마무리 투수가 한꺼번에 전력에서 이탈한 것은 큰 충격이다. 아직 49경기나 남았고 순위 싸움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진갑용은 올 시즌을 사실상 접은 상태. 오승환은 20일 서울 건국대병원에서 재검진을 받을 예정이지만 진단 결과가 더 좋게 나오리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비상이 걸린 삼성은 일단 정현욱과 권혁을 번갈아 마무리 투수로 투입할 생각이다. 자연히 삼성의 강점인 중간 계투진의 약화는 피할 수 없게 됐다. 선동열 감독이 불펜 요원 김상수와 최원제가 제대로 크지 못하는 점에 고민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스트라이크만 던졌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로 기복이 심해 경기 중·후반 그들을 믿고 마운드에 세우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승환과 같은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갔던 안지만이 25일 올스타전 이후 복귀하고 퇴출당한 루넬비스 에르난데스를 대체할 투수가 곧 들어온다는 것이 그나마 호재다. 그렇게 되면 선발 투수로 뛰고 있는 이우선이나 차우찬, 안지만 중에서 한 명이 필승 계투조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선 감독은 "정현욱과 권혁 외에는 (경기 후반을) 맡길 만한 투수가 없다"며 아쉬워했다.
한편 17일 대구에서 열릴 예정이던 삼성과 LG 트윈스전을 비롯해 프로야구 전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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