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속의 인물] 전설적 총잡이 와일드 빌 히콕

서부영화에는 건맨들의 결투 장면이 자주 나온다. 과연 총을 먼저 뽑고 정확히 쏘는 자가 살아남았을까? 서양식 표현을 쓰자면 결투는 '신사'들의 싸움이다. 그 무법천지에 '신사'들이 있었겠는가. 실제로는 뒤에서 쏘고, 숨어서 쏘고, 떼지어 쏘는 게 일상이었다.

'권총 뽑기 결투'가 그리 많지 않았지만 기록상 최초의 결투는 1865년 오늘, 미주리주 스프링필드 시장통에서 벌어졌다. 전설적인 총잡이자 보안관인 와일드 빌 히콕(Wild Bill Hickok)이 빠른 총솜씨로 데이비스 투트를 죽였다. 싸움의 발단은 전날 포커판에서 빌린 돈 문제 때문. 그후 술집 소유자, 카우보이 등 4명과 결투를 벌여 모두 이겼다. 정의감 때문이 아니라 사소한 시비로 인해 빚어진 결투였다.

보안관 선거에서 떨어진 히콕은 포커판을 전전하다 1876년 다코타주 한 살롱의 포커판에서 살해됐다. 전날 포커를 같이 쳤던 잭 맥콜이 등뒤에서 총을 쐈다. 39세였다. 그렇지만 히콕이 태어난 일리노이주의 집은 기념관이 됐고 1979년에는 포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미국인들의 사고가 무척 재미있지 않은가.

박병선 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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