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급상승하고 있다. 20일 코스피지수는 1,478.51까지 뛰어오르면서 지난해 9월25일(1,501.63) 이후 10개월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지난주 월요일(13일)만 해도 주가가 폭락하면서 '우울 모드'였다. 1주일새 다시 세상이 바뀐 것일까? 투자자들은 헷갈려하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과 기관은 주가가 크게 오른 20일 대규모 '사자' 주문을 냈지만 개인은 1조원 가까이를 순매도했다.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계속 오르나?
주가가 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외 기업 실적이 크게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기업들의 실적이 이제 바닥을 뚫고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올 봄 '반짝 상승장'을 이끈 힘이 저금리를 바탕으로 한 일시적 유동성 장세였다고 한다면 지금 나타나고 있는 상승랠리는 기업 실적을 밑바탕으로 한 투자금이란 것이 증권가의 주장이다.
어닝 시즌을 맞아 삼성전자가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에 해당하는 실적전망치를 내놓은 데 이어 삼성SDI(21일)와 LG전자(22일), 현대차(23일), 하이닉스(24일) 등의 실적도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 시장을 좌우하는 미국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미국 주요 55개 기업 가운데 애널리스트의 예상치를 넘은 곳이 70%를 웃돈다.
동양종금증권 진해근 대구지점장은 "지금 주식시장의 흐름은 펀드가 돌아가면서 나타나는 유동성 장세다. 펀드 자금이 주식시장에 들어오면서 자금의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세는 소리없이 오래 간다고 보면 된다. 전세계가 동반 랠리에 나서고 있다. 외국계 펀드 자금이 먼저 움직인만큼 추후 국내주식형펀드에 돈이 들어올 것이고 이 펀드 자금이 움직이면 상승 랠리는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진 지점장은 지금 투자자들이 수중에 100만원을 갖고 있다면 증권주가 유망하고 종목군보다는 철저하게 개별 종목 중심으로 투자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IT주라고 해서 모두 오르는 것이 아니고 삼성전자·LG전자만 골라야한다는 것이다.
◆아직은 글쎄
20일 주가가 폭등했지만 투자자별로 투자 행태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이날 외국인은 5천196억원, 기관이 3천903억원을 순매수한 가운데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4천200억여원의 매수세가 유입됐다. 반면 개인은 9천239억원을 순매도하면서 관련 통계를 집계한 지난 1998년 1월 20일 이후 최대 규모를 팔아치웠다. 개인들로봐서는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있는 것이다.
특히 개인들이 손을 많이 대고 있는 코스닥지수 상승률이 코스피지수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도 개미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코스피지수가 20일 2.73%나 올랐지만 코스닥지수는 1.60%에 머물렀다. 실적 장세가 나타나면서 IT, 자동차, 은행 등 대형주가 선전, 코스피지수는 올라가지만 코스닥 중소형주까지는 매기가 번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도 대체로 하반기 지수 고점을 1,600선으로 보고 있다. 실적발표 기간과 맞물려 고점 부근에 이른 뒤 상승탄력이 둔화할 가능성이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증권 심대섭 대구상인지점장은 "지난주 월요일(13일) 우리 증시가 폭락세를 나타낸 뒤 급상승한 것은 미국 증시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 상승세가 이어진 것은 2/4분기 기업실적이 좋을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었는데 이 재료가 이미 노출된만큼 미국 증시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우리 증시도 조정을 받을 것이다. 지금 100만원을 수중에 갖고 있다면 투자하지 말고 돈을 들고 있어야 한다. 이번 주 중반 이후 추이를 보고 투자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IT, 자동차, 금융 섹터에서 상승 분위기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계속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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