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대기업과 신문사의 지상파 방송 진입을 완전 금지하기로 했다고 한다.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의 최대 핵심인 KBS MBC 지상파 독점 구조의 타파라는 입장을 버리고 기존 체제 유지 쪽으로 돌아선 것이다. 어제 원내대표 담판에서 민주당 측에 제시한 최종 협상안이라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방송 시장 최대 분야인 지상파의 진입 장벽을 허물어야 미디어 산업 경쟁력이 살아난다는 입장이었다. 이번 미디어법의 근본 취지도 신문'대기업에 그러한 진출 기회를 주는 데 달려 있다고 줄곧 떠들어왔다. 민주당의 거센 반발에도 굽히지 않던 태도였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180도 바뀌었다. 야당 반대도 아니고 엉뚱하게 당내 박근혜 전 대표의 반발에 직면해 금과옥조처럼 밀던 신문'대기업의 방송 진출을 없던 문제로 거둬들인 것이다.
국민과 야당이 납득하는 합의를 통해 미디어법을 처리하자는 박 전 대표의 얘기가 원론적으로는 틀렸다 할 수 없다. 그런데 그런 얘기를 할 기회는 지난해 12월 법안 국회 제출 이후 수없이 많았다. 실력자로서 진작부터 적극 나섰더라면 상황이 달라졌을지 모를 것이라는 아쉬움을 주는 것이다. 꼭 다 차린 밥상에 숟가락 올린다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를 살펴야 할 것이다. 매번 자기 소신은 팽개치고 우르르 따라가는 계파 의원들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이런 한나라당을 두고 "콩가루 집안 같다"고 했다. 당내 의견조차 사분오열하면서 어떻게 야당을 설득하겠다는 것이냐는 비판이다. 차라리 한나라당은 현안마다 비주류 결재부터 받고 야당 협상에 나서야 할 판이라는 비아냥으로도 들린다. 어쨌든 한나라당이 지상파 진출 불가 쪽으로 후퇴했다면 대폭 양보한 것이다. 민주당도 줄기차게 주장해온 MBC 장악 음모의 근거 자체가 사라진 만큼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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