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디어법 통과, 정치인들 손익계산서는?

미디어 관련법 통과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이강래 원내대표 등 주요 정치인들이 받아 쥔 손익계산서는 제각각이다.

◆박근혜의 힘="이 정도면 국민도 공감해줄 것으로 생각한다. 합의 처리가 됐으면 좋았을 텐데 안타깝게 생각한다." 박 전 대표는 22일 오후 미디어법이 통과된 직후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미디어법에 찬성한다는 뜻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의사당 본청에 도착했으나 본회의장 앞에서 여야 의원과 보좌진들이 몸싸움을 벌이면서 본회의장에 들어갈 수 없게 되자 한나라당 원내대표실에서 TV로 미디어법 처리 과정을 지켜봤다.

박 전 대표는 그러나 이번 미디어법 처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협상과 국민 설득 과정 없이 강행 처리하려는 여권 내 분위기에 제동을 걸면서 협상 국면을 조성하는 데 앞장섰고, 또한 미디어법 수정안에도 자신의 대안을 담았다. 게다가 박 전 대표는 한치의 양보 없는 여야 강경 대치 국면 속에서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는 이미지를 국민에게 각인시키는 큰 수확을 거뒀다는 평가다.

◆리더십 발휘한 안상수=안 원내대표에게 미디어법은 자신의 강성 리더십이 통하느냐 여부를 시험하는 무대였다. 그는 홍준표 전 원내대표가 5개월여 동안 처리하지 못한 골칫거리를 두달여 만에 처리하면서 여권 핵심의 신뢰를 확보하는 수확을 거뒀다. '야당에 끌려다니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한나라당을 하나로 결속시키는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이날 협상 종료를 선언하고 의장석 보호를 명분으로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한 것도 그의 전략이었다. 물론 박 전 대표의 제동에 반발하기도 했지만 박 전 대표의 입장을 수용한 수정안을 채택, 분란을 사전에 예방해 좋은 평가를 얻었다.

◆시련의 정세균, 이강래=민주당 정 대표와 이 원내대표는 혹독한 시련에 처할 수밖에 없게 됐다. 소속 의원의 단합을 통해 미디어법 저지에 정치 생명을 걸다시피 했지만 소수 야당으로서 역부족을 절감했다.

미디어법 통과 직후 눈물을 흘린 정 대표는 이 원내대표와 함께 당초 공언한 대로 의원직을 사퇴하는 초강수를 결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입법 전쟁에서 패배했다는 자괴감과 지도부 책임론 등의 후폭풍도 우려되고 있다. 의원직 사퇴에 대해서도 소속 의원의 의견이 갈리고 있는데다 장외 투쟁에 나서더라도 휴가철을 맞은 하한 정국에 여론이 받쳐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특히 이 원내대표의 경우 한나라당의 강공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책임론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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