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방학 맞은 '글로벌 캠퍼스' 외국인 학생 북적

대구가톨릭대 한국어학당에서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 한국어학당에서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브릭스 및 중남미 10개국 연수단들이 영남대에서 한국문화를 체험하고 있다.
브릭스 및 중남미 10개국 연수단들이 영남대에서 한국문화를 체험하고 있다.
대구대에서 마련한 해외 한국어 교육자 연수에 참가한 외국인 교수들이 한국역사 오류 바로잡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구대에서 마련한 해외 한국어 교육자 연수에 참가한 외국인 교수들이 한국역사 오류 바로잡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방학을 맞은 지역대학 캠퍼스에 외국인 학생들이 발길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문화를 체험하고,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인들과 사귀기 위해서다. 특히 개인 차원이 아니라 대학이나 국가 차원에서 선발된 학생들도 있다. 대학들도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서머스쿨'을 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여름방학 대학 캠퍼스는 과거 어느 때보다 외국 학생들이 북적대는 글로벌 캠퍼스가 되고 있다.

지난달 22일부터 17일까지 미국 오클라호마대학과 하와이대학, 몽골국제대학 등 외국인 대학생 13명이 경북대를 방문해 여름 계절학기 수업을 듣고, 한국어수업, 문화수업, 체험활동에 참가했다. 이번 여름에 참가한 외국인 대학생 규모는 지금까지 개최된 경북대 서머스쿨 참가 인원 중 최대 규모다. 또 중국 섬서사범대학 학생 12명과 교직원 3명 등 총 15명으로 구성된 섬서사범대학 단기문화연수단도 27일부터 일주일간 경북대의 단기문화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한다. 경북대 서머스쿨에 참가한 에밀리 굿윈(23·미국 오클라호마대학)씨는 "한국을 방문한 4주 동안 정말 새롭고 다채로운 한국문화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영남대는 이번 방학 동안 100명의 외국 학생들을 맞는다. 국적도 다양하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신흥경제 4국 '브릭스'(BRICs)를 비롯해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칠레, 파라과이, 페루, 과테말라, 미국, 일본 등 총 12개 나라에서 선발된 대학생들이 영남대를 찾았거나 찾을 예정이다. 먼저 지난달 17일부터 21일까지는 'BRICs'와 중남미국가 대학생 32명이 영남대에 머물면서 한국을 체험했다.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는 미국 조지아대 학생 13명과 교수 3명 등 총 16명이 영남대 학생들과 함께 한국문화를 체험했다. 특히 조지아대 학생들을 인솔한 조지아대 국제교류원 박한식 원장은 미국 내 대표적인 북한전문가. 그는 이 기간 동안 북한을 40여 차례 방문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문제에 대한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다음달 23일부터 31일까지는 11개 일본자매대학에서 선발된 34명의 일본 학생들이 영남대에서 한국을 배울 예정이며, 9월 10일부터 19일까지도 20명의 일본 간사이외국어대 학생들이 영남대를 찾는다.

대구가톨릭대 한국어학당도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 학생들의 열기로 가득하다. 이곳 한국어학당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학생은 189명. 중국 학생들이 90% 이상으로 가장 많고, 나이지리아(2명), 방글라데시(3명), 러시아(1명), 인도네시아(1명), 미국(1명) 등 인종과 민족도 다양하다. 모국에서 대학생활을 하다 건너온 학생도 있지만, 20세 전후의 고졸 출신이 대부분이다. 이들에게 가장 어려운 건 존댓말 사용법. 경상도 사투리도 적응이 잘 안 된다. 나이지리아에서 형과 함께 온 폴(24)씨는 "교과서에는 존댓말만 나오는데 생활에서는 반말이 많아 헷갈린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반면 중국인이나 일본인은 한자어가 많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 대학은 학업 및 진로 상담은 물론, 병원진료를 하거나 휴대폰을 구입할 때도 통역을 해주는 등 외국인 학생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달 6일엔 몽골 학생 5명이 계명대를 찾았다. 이들은 몽골에 설치된 '신다르항-계명 한국어문화센터'에서 기초과정을 이수하고 방학기간을 이용해 계명대에 한국어 집중연수과정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31일까지 4주간 어학 및 문화탐방 등의 연수프로그램을 이수한다. 다음달 2일부터 3주간 계명대에서 열리는 '한국어문화연수캠프'에도 45명의 외국인 학생이 참여한다. 미국, 타지키스탄, 일본 학생들이 참여하는 이 캠프의 비용은 150여만원. 매일 오전에는 어학수업, 오후에는 태권도, 사물놀이 등 한국문화강좌가 이어진다. 주 1회 정도는 경주, 안동 등 역사체험학습의 기회도 주어진다.

대구대는 중국, 몽골, 베트남, 카자흐스탄의 한국어과가 개설된 12개 대학에서 한국어를 직접 가르치고 있는 24명의 교수를 초청해 20일부터 내달 1일까지 '해외 한국어 교육자 연수'를 마련하고 있다. 올해 첫 시행된 이번 연수에서는 한국역사교육론, 한국문학의 이해, 한국어 교재론, 한국영화를 활용한 한국어 교수법 등 한국어 원론 강의와 한국어 교수법, 한국어 수업 참관 등 외국인 한국어 교수들이 교육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필요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대구보건대학이 마련한 글로벌인재양성캠프에는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중국, 필리핀 등 6개국 대학생들이 참가한다. 내달 8일부터 2주간 열리는 이번 캠프에는 호주 라트로브국립대학교 재학생 4명, 미국 존슨카운티커뮤니티칼리지에서 3명, 일본 구마모토보건과학대학 5명, 필리핀 센트로에스콜라대학교 5명, 캐나다 뉴캘리도니아 3명, 중국 천진중의학대학 3명 등 모두 6개국에서 23명이 참가해 한국문화와 함께 다문화 의사소통, 지구촌사회 등 주요이슈에 대해서 토론하고 학습할 예정이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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