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야 양보없는 '치킨게임' 치닫나

野-의원직 사퇴로 투쟁 극대화, 與-민생 내세워 국면전환 노려

미디어 관련법 충돌 이후 여야는 각각 민생 행보와 무효화 투쟁으로 각자 갈 길을 가고 있다.

한나라당은 '민생'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내각개편 등을 통해 국면전환을 꾀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장외투쟁에 돌입하는 한편 헌법재판소에 방송법의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과 권한쟁의심판청구소송을 내는 등 법적투쟁을 병행하고 있다. 당분간 여야는 별다른 돌파구없이 어느 한 쪽이 양보하지 않고 극단으로 치닫는 '치킨게임'을 이어갈 전망이다.

민주당은 23일 의원직 사퇴를 둘러싸고 하루 종일 격론을 벌였다. 이날 세 차례나 소집한 의원총회에서 의원직 사퇴에 대한 당론을 모으려고 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나 60여명의 의원들이 당지도부에 사퇴서를 제출하는 등 대여 투쟁의 동력을 극대화하자는 분위기가 압도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이번 사태는 언론자유를 더럽히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것"이라며 "의원들의 사퇴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 비례대표인 최문순 의원이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사퇴서를 제출했다. 민주당은 또 방송법 처리 과정에서 빚어진 재투표와 대리투표 논란을 해결하기 위한 '법률 검토팀'과 채증반을 구성했다.

한나라당은 이 같은 민주당의 공세에 대해 '민생'으로 맞서고 있다. 박희태 대표가 "우리는 오로지 민생을 해결하는 문제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며 민생법안 챙기기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임시회 마지막 날인 25일까지 국회 상임위를 열어 ▷비정규직법 ▷재래시장육성법 ▷통신요금·카드수수료 인하를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악덕사채 근절을 위한 대부업등록·금융이용자보호법 등 23개 법안을 최우선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또 민주당 측이 제기하는 재투표, 대리투표 논란에 대해서는 조윤선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일사부재의 원칙은 표결이 성립돼 가결이건 부결이건 결론이 났을 때 다시 한 번 같은 사안에 대해서 표결할 수 없다는 원칙"이라며 "이번 사건은 재석 의원이 재적 의원의 과반수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가결이든 부결이든 아예 표결이 성립하지 않은 것"이라고 일축했다. 국회사무처도 투표가 성립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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