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포항공항, "경제성 상실" 존립자체 빨간불

이용객이 급감·적자폭 눈덩이

대구공항은 지난해 승객 수가 6년 전에 비해 절반으로 급감하는 등 경제성 없는 공항으로 분류되고 있다. 사진은 대구공항 계류장.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대구공항은 지난해 승객 수가 6년 전에 비해 절반으로 급감하는 등 경제성 없는 공항으로 분류되고 있다. 사진은 대구공항 계류장.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대구공항과 포항공항의 이용객이 급감하고 적자폭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등 공항 존립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영남권 신공항에 대한 지역민의 열망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나 이마저 부산과의 이견으로 벽에 부닥쳐 있다.

◆경제성 없는 대구공항=최근 감사원의 한국공항공사 감사 결과에 따르면 대구공항은 2002년 227만명이던 이용객이 지난해 107만명으로 6년 만에 반 토막난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공항도 같은 기간 70여만명에서 26만명으로 승객이 60% 이상 줄었다. 대구공항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5억원의 적자를 냈고, 포항공항은 지난해 적자폭이 56억원에 달하는 등 경제성을 상실한 공항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처럼 대구·포항공항의 공항 이용객이 줄고 적자폭이 커지면서 조만간 문을 닫을지도 모르는 극단적인 상황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예천공항의 경우 이용 승객이 1997년 39만명을 정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해 2000년 13만3천명, 2003년 1만9천명으로 내리막 길을 걸었으며, 2000년 들어 해마다 22억~26억원씩 쌓이는 연간 적자폭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2003년 개항 16년 만에 문을 닫았다. 울진공항의 경우는 여객 수요가 과대 책정됐다며 재검토하라는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2005년 공정률 85% 상태에서 공사가 완전 중단됐다.

지역민들과 전문가들은 지역공항의 경제성이 갈수록 떨어지는 등 문 닫을 위기에 놓인 만큼 지역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항공노선과 시설을 잘 갖춘 영남권 신공항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영남권 신공항은 혼선 중=지난주 동남아시아로 여름휴가를 다녀온 직장인 김모(31)씨는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동남아까지 가는 시간보다 공항리무진으로 대구에서 인천공항까지 가는 시간이 더 걸렸다"며 "항공편이 부족해 대구공항을 이용할 수 없어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대구공항이 이용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잘 정비된 국제공항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연구원 정웅기 물류교통학 박사는 "수요측면에서 부산 김해공항이 2020년이 되면 포화상태에 이르는데다 영남권 광역 경제권을 위해서는 신공항 건설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죽어가는 지역공항을 대신해 항공 노선을 확충하고 제대로 된 인프라를 갖춘 공항이 들어서면 지역의 항공 수요는 크게 늘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2020년 영남권 신공항 개항 계획을 갖고 있는데 영남권 5개 광역자치단체는 2015년까지 앞당겨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대구 경북 경남 울산은 밀양을 선호하고 있는 반면 부산은 가덕도를 고집해 입지 선정에 혼선을 빚고 있는 상태다.

예천·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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